(4)심순옥과 김영자씨 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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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코트」의 마녀』. 한국 여자 배구선수 중 이런 별명이 어울릴 선수는 그리 흔치 않다.
173cm, 63kg. 여자 배구 선수로서는 그리 큰 키는 못되지만 타고난 천부적인 재질과 노력으로 심순옥(22·태광산업)은 어느덧 이렇게 불리고 있다.
손목을 이용한 「스냅」타법도 특이하지만 뛰어난「볼·센스」,「서전트·점프」(75cm) 를 이용한 강·연타와「블로킹」등으로「코트」를 누비는 그녀의 모습은 흡사 신들린 모습이다.
새해를 한국 여자 배구 중흥의 해로 삼고있는 배구계로서는 심양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60년대 후반 한국 여자 배구의 거포로「아시아」무대를 주름잡던 김영자씨(33)는 정초 휴가도 반납한 채 영하의 체육관에서 배구「볼」과 씨름하고 있는 심양을 찾아 격려했다.
김=등이 불편하다 들었는데 좀 쉬지 그랬어….
심=언니, 찾아와 주셔서 고마워요. 열심히 노력해야지요.
김=후배들이 순옥이를 많이 따르고 있는 것 같아. 후배들에게 실망을 추지 않는 선배가 되어야지….
심=저도 여학생시절 언니와 같은 대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아직도 멀었어요.
언니가 가끔 와서 중은 경험담이나 얘기해 줘요.
김=나뿐 아니라 많은 선배들이 순옥이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순옥에게 요구가 있다면 빠른 공격 타법과「게임」을 읽는 노련미라고나 할까.
심=오는1l월 일본에서 열리는 제4회「월드·컵」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예요.
최승연(8) 승주(6)양 등 두딸의 엄마인 김영자씨가 심양을 처음 만난 것은 은퇴하기 전해인 72년 국세청 선수시절.
전지 훈련차 광주에 내려갔었던 김씨는 심양이 다니던 동성여중을 며칠 지도할 때 인연을 맺었고 심양의 공격타법과 움직이는「스타일」이 너무 자기와 닮았다는 주위의 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쨌든 중흥을 서두르고 있는 한국 여자 배구는 올해로 국가 대표선수 5년째를 맞고 있는 심순옥의「올·라운드·플레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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