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장학제도 확대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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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년부터 대학등록금이 크게 오른다고 한다. 신입생의 경우 국립은 최고 1백28%, 사립대학은 27%까지 오르고, 재학생도 국립은 39%, 사립은 20%씩이나 올리기로 한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학교 운영상의 사정도 있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의 확대나 입학정원을 늘리기로 한데 따른 대학시설의 증설, 교수의 충원 때문에·종전보다는 훨씬 더 많은 재원확보가 절실하다는 문교당국의 설명에 이해는 간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경기가 불황 속에 빠져있어 국민들의 소득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지 못하고 있고 올해만 해도 물가상승률이 40%에 육박하고 있어 특히 봉급 생활자들은 앉아서 감봉을 당하고 있는 셈인데다가 내년 봉급인상률은 10%정도로 억제할 방침이 아닌가. 그렇다면 대학을 보내야 할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의 가계는 학자금 때문에 엄청난 압박을 받게될 것이다.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의 공납금 차이가 교육 정상화에 역기능을 초래했다는 말은 대학의 평준화라는 점에서는 문제가 있을지 모르지만 공부는 잘하지만 돈이 모자란 학생이 부담을 덜 느끼면서 갈 수 있는 곳이 국립대학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국립대학만 입학해줘도 효자』란 말까지 떠돌았다.
이제 당국의 방침은 결정이 끝난 것이니 이번 등록금의 대폭인상 대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장학제도의 확대운영에 기대를 한다. 지금까지 성적만 좋으면 용돈 정도로 지급하던 형식적인 장학금은 그 지급방법이 개선돼야겠다.
일부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으면 『한턱 내라』는 식의 유흥비로 써버린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학생의 가정형편을 자세히 알아봐서 장학금이 없이는 학업계속이 불가능한 학생에 한해 충분히 학자금 해결이 되도록 집중적으로 지급하고, 경제사정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우수학생에겐 별도의 표창으로 사기를 돋워주고 자랑이 되도록 했으면 한다. 【김영출(서울 성동구 송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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