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횡령하려던 공기업 직원 덜미

중앙일보

입력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공기업 그랜드 코리아 레저(GKL) 직원이 공금 20억원을 빼돌리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GKL 차장급 직원 박모(46)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달 18일 낮 회사 금고에서 500만원짜리 수표 400매, 총 20억원 어치를 들고 나와 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꾸려 했다. 하지만 은행 직원이 거액 인출을 의심해 회사 측에 확인전화를 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가 순순히 범행을 자백하고 자수했다고 밝혔다.

회사에서 금고 관리 등을 담당했던 박씨는 주식투자 실패로 수억대의 빚을 지자 이를 갚기 위해 회사 돈을 빼돌리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범행을 안 GKL 측은 지난달 말 박씨를 면직 처분했다.

GKL은 지난 2004년 설립된 공기업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지분 51%를 갖고 있다. 2006년 부터 서울 강남과 부산 등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예산 편성 문제로 지적을 받았고, 2012년에도 금전사고 사후 처리 부적정 등 경영상 비리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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