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날 밤 신부 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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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결혼식을 하루 앞둔 신부가 「웨딩·드레스」를 빌기 위해 친구와 함께 「드레스』가게에 갔다가 가게에 불이 나는 바람에 신부와 친구 등 2명이 모두「가스」에 질식, 숨졌다.
16일 하오 8시10분쯤 서울 종로4가46 경희「드레스」가게(주인 이길도·30)에서 석유난로를 잘못 다뤄 불이나 이 가게에 「웨딩·드레스」를 빌러갔던 양영숙양(24·양장점 점원·서울 반포동 84의13)과 친구 남순애양(24) 등 2명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가스」에 질시돼 숨졌다.
불은 7평 넓이의 가게내부를 모두 태우고 2층 희소식다방으로 번져 30평 넓이의 목조「슬래브」2층 건물 중 17평을 태운 뒤 20분만에 꺼졌다.
불은 주인 이씨가 출입구에 놓아둔 석유난로에 불을 끄지 않은 채 석유를 붓던 중 석유가 흘려 넘치면서 불이 벽에 걸어둔 「드레스」와 바닥「카펫」에 옮겨 붙으면서 일어났다.
주인 이씨의 부인 김혜숙씨(38)에 따르면 불이 났을 때 가게 안에는 양양과 친구를 비롯해 주인 이씨 부부·점원 이옥양(23) 등 5명이 있었는데 김씨는 연기가 가게 안에 차 올라 불이 난 것을 알고 탈의실에 있던 양양 등에게 『함께 빠져나가자』고 말했으나 속옷만 입고 있던 양양이 어쩔 줄 모르고 망설였고 친구 남양도 양양과 함께 빠져나가려고 주춤거리다 둘다 변을 당했다.
숨진 양양은 17일 하오 2시 서울 논현동 세광교회에서 중매로 만난 신랑 이종훈씨(29·사진관 경영)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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