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작가 이문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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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새로운 세대, 새로운 목소리에 대한 바람과 기대가 컸던 80년대.
문단에서의 이 바람과 기대를 적중시킨 작가가 이문렬씨(33·본명 이 열)다.
감각적이고 표피적인 작품이 유행처럼 번지던 70년대 말 이씨는『사람의 아들』이란 장편을 발표, 인간존재의 근원과 그 초월성의 문제를 진지하게 파고들어 문단에 충격을 주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제3회『오늘의 작가 상』을 수상한 후 1년 남짓 1권의 연작장편(그 귀향을 위한 영가)과 12편의 중·단편을 연속적으로 내놓아 최다 발표작가의 기록을 세웠다.
이씨는 본격적인 창작생활을 위해 지난 3월 직장(대구 매일신문 편집부기자)을 그만두었다. 『한가지 일에 전념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내 의식과 친선에 닿는 모든 것을 소설로 끌어들일 생각인데 욕심같이 되질 않아요.』
국민학교를 나온 뒤 중-고교를 검정고시로 진학, 서울대사대 국어교육과를 2년 중퇴해 정식졸업장은 국민학교뿐이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6세 때 고향인 경북영양을 떠나 안동·대구·서울과 영양을 다시 거쳐 지금은 대구(수성구 범어 동 경북「맨션」303호)에 정착했다. 떠돌이 같은 삶의 과정도『사람의 아들』만큼이나 고통스러웠던 편력이다.
요즘에 이르러 그의 문학적 관심은 현대적 우화로 옮겨지고 있다.『황제를 위하여』(「문예중앙」연재)에서 보여주고 있는 우화적 진실은 80년대 한국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부인 박필순 여사(30)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글=김준식 기자·사진="채흥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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