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다리 피해 가는 로봇청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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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리모콘으로 불빛을 비추면 청소기가 불빛을 따라다니며 구석구석 먼지 없이 반자동 청소를 실시한다. 정면 180도를 감지하는 센서가 작동해 의자 다리나 뭉친 전선 같이 가늘고 작은 장애물까지 피한다. 자동차에나 달릴 법한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이 청소기 본체를 들었다 내렸다하며 웬만한 문턱은 부드럽게 넘어간다.

 로봇 청소기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주부들이 직접 바닥을 직접 쓸고 닦을 필요없이 리모콘 작동 만으로도 집안 곳곳을 청소할 정도로 성능이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11일 카메라·센서·모터·소프트웨어(SW) 등 첨단 기술을 집약한 로봇 청소기 ‘파워봇(사진)’을 출시했다.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기술을 적용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했으며, 원하는 구역만 지정해 청소하는 ‘포인트 클리닝’ 기능을 탑재했다. 측면 브러시를 없애는 대신, 모터 성능을 기존 제품에 비해 약 60배 정도 높은 30와트(W)까지 끌어올려 다른 로봇 청소기와도 차별화했다. 엄영훈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쓸어 담는 방식의 기존 로봇 청소기와는 달리 소비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강력한 모터 기능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색상은 흰색과 청색 두 종류로 출시됐으며, 출고가는 각각 119만원, 109만원이다.

 LG전자도 올 초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청소기를 돌리고, 청소 기록을 지도 형태로 확인 가능한 로봇 청소기 ‘로보킹’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79만9000~89만9000원이다. 또 LG는 올해 말까지 사물인터넷(IoT) 용 메신저 서비스인 ‘홈챗’을 로봇 청소기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홈챗은 카카오톡·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청소기뿐만 아니라 냉장고·세탁기 같은 가정 내 모든 가전 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로봇청소기는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가정에서 구현될 스마트홈에서 ‘눈’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로봇 청소기에 탑재한 카메라는 향후 스마트홈에서 CCTV 역할을 할 수 있다”며 “IoT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나 LG전자 입장에서 로봇청소기는 앞으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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