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포도주 파동에 맥주업자들 신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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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서독「마인츠」의 고등검찰이 액체설탕을 넣어 포도주를 만들어 온 업자들을 대량으로 적발, 포도주업계에 서리가 내리자 포도주업자들과 항상 으르렁대던 맥주업자들이 춤을 추고 나섰다.<본=이양근 특파원>
「스캔들」은 포도주업자들이 그동안 포도주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주원료인 포도 이외에 법으로 금지된 액체 설탕을 넣어 양조해왔다는데서 비롯됐다. 「마인츠」검찰이 밝힌 사건내용에 따르면 「라인란트·팔츠」1개주의 경우 지난 77년 이후 2년동안 5백70만kg의 액체설탕을 포도주발효 「탱크」에 넣어 그동안 2억ℓ의 포도주를 만들어 판 것으로 돼있다.
「라인란트·팔츠」라면 서독포도주의 4분의1을 공급하는 명산지인데다가 다른 주에서도 가짜포도주를 만든 혐의가 짙어 포도주「스캔들」은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일어난 「스캔들」은 포도주의 질자체보다도 그동안 『포도에 설탕 섞은 물』을 마셔대면서 세계 제1의 백포도주 운운해온 서독사람의 위신손상이란 점때문에 보다 문제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것은 그동안 맥주와의 판매전쟁에 허덕여온 포도주업계가 이 「스캔들」때문에 재기불능의 「그로기」상태에 빠지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사건이 터지면서부터 포도주의 판매율이 15%정도 감소된데 반해 맥주는 오히려 5%나 증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75년의 국민1인당 평균 소비량 20병이 78년 13병, 79년엔 11병으로 점차 내리막길인 포도주업계가 이번「스캔들」로 더욱 타격을 입게된 것이다.
반면 맥주업자들에겐 포도주 「스캔들」이 일대「찬스」. 79년 1년간 국민1인담 1백45ℓ를 소화시킨 이들은 포도주「스캔들」에 힘입어 연간1백60ℓ의 판매작전을 수립, 그리고는『맥주엔 가짜가 없다』라는 광고 등으로 총공세를 전개중이다.
79년도 양대주류의 판매실적을 보면 맥주는 2백28억 「마르크」(한화 약7조9천8백억원)이며 포도주는 18억8천만「마르크」(6천5백80억원), 중세기부티 계속되어 온「맥주-포도주전쟁」은 그렇잖아도 열세인 포도주군이 이번 「스캔들」 때문에 더욱 불리한 전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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