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열정과 생동감이 청중을 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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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피아니스트」신봉애는 귀국독주회(12일·국립극장대극장·중앙일보장양방질주최)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 주장을 청중에게 깊어 심어주었다.
한마디로 말해 그는 매력 있는 연주가다. 그리고 매우 독특한 연주「스타일」을 가지고 있을뿐 아니라 청중을 의식하기 전에 우선 스스로가 즐기고 만족해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를 지향하고있다.
그의 「리듬」감각은 뛰어날뿐 아니라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직관력은 숙달된 「태극기」를 바탕으로 감동적인 울림을 토해내고 있다. 그는 「수베르트」의 「소나타」를 억제된 감정속에 담박하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쇼팽」의 『「발라드」 G단조』는 단숨에 몰아가듯 숨쉴 겨를을 주지않았고 이어서 2개의 야상곡에서는 「피아노」를 친다기보다는 어루만지둣 긴 여운을 남기며 허공을 향해 한음한음을 떠나보내고 있었다.
그의 분위기는 약간 고독한 편이었지만 한번 불이 붙기 시작하면 열화같은 열기가 장내를 앞도했고 그건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3번』에서 더욱 뚜렷하게 느껴져왔다. 마구 두드려대는듯한 「메커닉」한 타력과 고전적 세련미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 「프로코피에프」의 표출은「피아노」예술의 진수가 무엇인가룰 일깨워주었다.
마지막 곡인 「슈만」의 『크라이슬러리아나』는「슈베르트」보다 사고의 깊이를 더해가면서 특히 「템포」의 느림과 빠름의 대비를 확연하게 구별지어주었다. 「슈만」의 정열과 사상을 고스란히 재현해 냄으로써 연주가로서의 확고한 신념을 청중에게 이입시켜 주었다.
어디서 그런 생동감이 솟아 오르는지 장내를 꽉메우는 열정은 확실히 청중을 잡아끄는 전문연주가로서의 기질이 아닐수없다. 한국악단이 또 하나의 독특한 「피아니스트」를 더하게 되었다는 뿌듯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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