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월북한 작가 박태원|실명 속에서 집필 강요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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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내외】6·25 당시 이태준·한설야등과 함께 월북했던 작가 구보박태원(71)이 지금 실명과 전신불수의 몸으로 평양의 한 병원에 앓아 누운 채 북괴당국으로부터 이른바 사상성 있는 역사소설의 집필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월북작가들의 비참한 말로가 또한번 드러났다.
지난5일 북괴평양방송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고 병상에서 구술로 동학난을 계급 투쟁적인 측면에서 묘사한『갑오농민 전쟁』을 집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중병에도 불구하고 박은 북괴당국으로 부터의 비판과 숙청을 모면하기 위해 동학난을 소재로 한 3부작의『갑오농민 전쟁』을 구술, 그의 처에게 받아쓰게 해서 이미 1,2부를 끝냈으며 이제 마지막 3부를 고통 속에서 집필중이라는데 최근에 끝낸 2부작은 10일 개막 되는 북괴노동당 제6차 대회에서 이른바 「충성의 선물」로 내놓아지게 된다고 보도되었다.
방송에 따르면 박은 15년전 북괴 당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집필이 금지된 뒤 영양실조로 완전히 실명했으며 또 5년 전부터는 전신불수의 상태에서 계속 앓아 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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