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액 평가 싸고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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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현대와 대우「그룹」이 같이 갖고 있던 발전설비 시설과 자동차공장을 한데 모아 발전설비는 대우에, 자동차는 현대에 짝 갈라준 것이 1차 중공업 조정이었다. 그후 한달 보름-. 이의 첫 마무리를 둘러싸고 현대와 대자는 서로 사익을 위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있다.
대자 측은 이미 현대 양행을 인수, 이름을 한국중공업으로 바꾸고 김자중씨가 사장으로 취임, 「선 인수·후 정산」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 측은「정산 후 철수」를 주장.
주요쟁점이 되고있는 것은 ▲창원공장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투자액을 얼마로 보는가? ▲한전으로부터 현대가 수주 받았으나 대자에 넘겨주게 되어있는 삼천 포 화전·원전7, 8호기의 현대 측 기성 고를 얼마로 보는가하는 문제다.
또 현대로 흡수된 현대 양행의 기술인력인도와 설계 및 제작도면 가치의 평가도 난제.
첫째, 창원공장에 대한 현대 측의 신규투자액에 대해 현대는 1백95억원이라고 주장하는데 비해 대자는 1백억∼1백2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
79년5월25일, 정부의 발전설비 일 완화 결정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그해 9월 현대 양행이 진행하던 공사를 중도에 인계 받아 추가건설을 했다.
그 추가 공사 분의 평가가 큰 난제가 되고있는 것이다.
또 기계시설에 대한 감가상각도 현대 측은 가동을 안 했으니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며 대자는 시간이 흘렀으니 해야된다는 것.
둘째, 현대가 한전으로부터 수주를 받아 제작중인 삼천포화전·서해화전·고정화전 및 원자력7, 8호기 등 모두 8개 공사에 대한 기 제작비 평가문제.
현대는 1억3천만「달러」상당을, 대자는 5천만∼6천만「달러」를 주장하고 있다. 또 이 기자재를 깎기 위해 창원에서 울산으로 옮긴 기계설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며 어떤 기자재를 현대에서 계속 만들 것인지도 문제.
이를 위해 정부는 성락정 한전부사장을 반장으로 하는 40명의 실사「팀」인 이 정산 및 교통정리작업을 하고있다.
현대와 대자는 이점은 한전 측의 결점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세째, 기술인력문제는 그 대상이「사람」이라는 점에서도 무척 어려운 문제다.
발전설비 기술인력은 대부분 현대 양행에서 양성했다.
작년9월 현대중공업이 양행을 인수할 당시 현대로 넘어간 기술인력은 1천명쯤 된다. 이중 3백명 정도는 현대「그룹」내의 타 회사로 전출됐다. 남아있는 기술인명은 7백명 정도.
대자는 발전설비 분야를 일원화한 이상 양행이 키워놓은 인력은 모두 넘기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현대는 인력은 원칙적으로 다 들려줄 방침이지만 현대가 제작중인 기자재에 종사중인 기술자는 일감이 끝난 뒤에나 돌려줄 수 있다는 것.
대자·현대는 모두 인력문제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현대는「하루아침에 종잇장(발령장)한 장으로 생활근거지를 옮긴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대자는 대자 주관으로「인터뷰」를 한 후「공정한 선택 기회를 줘야한다는 주장이다.
네째, 설계 및 제작도면에 대한 가격산정도 미묘하다.
현대는 계약고의 10%를 주장하는데 반해 대자는 도면을 판정한 뒤에 산정 하겠다는 것.
현대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만큼 10%로도 적은 것이라는 주장인대 반해 대자는 기술 제휴선 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조차「바가지」를 씌우려는 인상이 짙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인영씨 지분에 관한 평가도 난제중의 난제. 정씨는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대자는「실상은 별것이 아니며 가동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대자는 발전설비 통합을 놓고 날카로운 대립을 보이고 있으나「어디까지나 일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는『밥그릇(공장)을 주니 밥 담아 달라(일감)하고 밥을 주니 이제 젓가락(인력 및 요원)까지 헐값에 달란다』고 못 마땅해 했다.
이에 대해 대우는『밥솥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지도 않고 현대의 정부가격대로 돈 내 놓으라』고 한다고 응수한다.
대자는 창원공장을 완공시키기 위해 최소한 1천5백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있다.
자동차통합도 답보상태.
자동차통합의 핵심은 새한의 합작선인 GM의 자본참여 비율이다.
이 문제만 합의되면 경영권이나 판매권 관할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GM은『새로 발족되는 회사에 자본 및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GM은 그 동안 실무 반을 파견, 한국정부 및 현대의 입장을 타진하는 한편 현대의 모든 것」을 조사했다.
GM은 아직도 50대50의 자본 참여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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