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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수해잊고 한해도 사라져 나주평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영산강 4개 「댐」이 기적을 낳았다.
영산강유역 농민들은 넓은 들을 가지고도 1백mm정도의 비만 내려도 강물이 넘쳐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다.
그러나 76년 장성「댐」등 4개 「댐」을 완성하는 형산강유역개발 1단계 사업이 끝난 뒤부터 가뭄과 홍수를 모르는 수리안전답이 돼 수확기 들판에는 한숨 대신 풍년가가 드높아 졌다.
광주·나주·장성·담양 등 4개 「댐」이 영산강의 수위를 조절, 홍수와 한발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4개「댐」은 이번 3백14mm의 유례없는 집중호우에도 인명과 농경지침수피해가 거의 없게 물을 조절해주어 유역 주민들에게 『기적』을 실감나게 했다.
74년 나주지방에 1백92mm의 비가 내렸을 때 영산강유역 농경지는 대부분 유실되거나 침수돼 농민들을 울렸으나 그때의 2배 가까운 이번 3백14mm폭우에도 유역농경지의 일부만 침수됐을 뿐이다.
당시 농경지는 물론 주택까지도 모두 물에 씻기고 전신주 끝에까지 지푸라기가 걸렸던 영산포 새끼내들도 일부 논에만 물이 들었을 뿐 옛날과 같은 인명과 재산피해는 없었다.
이곳에서 30여년 간 농사를 지었다는 백룡기씨(57·나주군영산포읍운곡리1구) 는『옛날 같으면 지붕까지 물이 차고 논인지 강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의 물에 가축과 가재도구가 떠내려갔을 것』이라며 『이번 같은 비에 집도 말짱하고 논도 이만한 것은 「댐」이 이룩한 기적』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홍수가 졌다하면 수확을 포기해야 했던 나주군왕곡면장산·양산·신원·신가리 등 4개 리도 거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번 비로 가옥이 침수돼 7O여 가구 주민들이 대피했던 왕곡면신훔부막 김양단씨 (35) 는 『「댐」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지붕까지 물이 차 가재도구가 몽땅 떠내려 갔을 것』이라며 마루 밑까지 물이 찬 집안을 손질하기에 바빴다.
영산강유역개발 1단계사업은 73년4월13일 착공, 총 사업비8백5억 원, 중장비 22만3천대, 연인원1백51만8천명이 동원돼 3년6개월 만인 76년10월14일 준공했다.
4개「댐」의 총 저수량은 2억6천5백만t에 달해 나주·함간·광주 등 7개시·군 3만5천여ha 를 홍수와 가뭄을 모르는 수리안전답으로 만들어 미곡 6만5천t등 양곡21만4천t을 증산할 수 있게 됐다.
또 나주「댐」은 오염된 영산강 물을 상수원으로 쓰던 목포시 22만 시민과 무안·함간·나주군민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는 등 4개「댐」은 전남도민에게 수많은 혜택을 주고있다.
장성「댐」은 3백mm의 비가 내려도 초당 2백77t, 나주「댐」은 1백90t의 물을 「댐」안에 유입시킬 수 있어 영산강의 범람을 막는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대 역사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많은 투자를 한 우리에게 결코 그 투자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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