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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 일부 병명 집중 검진하면 조기발견-치료 쉽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직장근무자들의 집단건강검진이 법적으로 뒷받침되고, 또 자비에 의한 종합건강진단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한국인 체질에 맞는 연령별 검진기준표가 마련되어야 하고 또 연령에 따른 일부 기본검진은 의료보험에 포함시켜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윤방부 교수 (연세대의대예방의학교실)는 누구나 손쉽고 값싸게 정기검진을 받는 제도와 필요한 종목을 검진 받도록 되어있는「연령별 정기검진표가 하루빨리 우리 나라 사람의 체질에 맞게 만들어져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있다.
윤 교수는 실례로 75년 미국「워싱턴」주립대의 「프레임」과「칼슨」두 교수가 미국인의 연령별·병별 발생률, 암 등의 치명적인 질병을 대상으로 평소 건강하고 아무런 이상이 없는 21세부터 70세까지의 성인이 필수적으로 받아야할 검진목록을 작성한 기준표를 들고있다.
이 표는 질병의 조기발견 및 치료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검진목록만을 뽑아 연령별로 표시해 놓았기 때문에 의사나 피검진자 모두 알기 쉽도록 꾸며져 있다.
이 표에 따르면 21세가 되면 남녀를 막론하고 전반적인 종합검진과 병력조사를 받는 것이 좋고 그 뒤부터는 검진종목별로 검진주기가 다르게 되어있다.
질병별로 대조해 보면 심근경색증 등의 심액질환의 이환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혈압=2년마다▲「콜레스테롤」치=4년마다▲흡연정도조사=10년마다▲신장 및 체중재기=4∼6년마다 각각 한번씩 검진토록 돼있다.
혈압과 「콜레스테롤」치는 뇌졸중·고혈압의 가능성, 신장 및 체중은 비만증 여부를 알아보는 지표로도 쓸 수 있다.
또 유방암조기발견을 위해서는▲50세까지=2년마다▲50세 이후=매년 의사검진을 받고 특수한 경우는 유방조영술 촬영을 하도록 돼 있다. 덧붙여 의사가 피검진자에게 자신이 월1회 유방부위를 만져 멍울이 있는지 없는지 검사토록 주지시키는 등 몇 가지의 자가진단교육도 주기마다 하게 돼있어 검진 외에 상담의 중요성도 강조하고있다.
그러므로 혈액검사(직장암 이환 여부)나 항문대장경검사(대장암 이환 여부)등 아직 우리 나라에 많지 않은 질병검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그대로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우리 나라에 특별히 많은 위암·결핵·간 질환 등의 조기발견을 위해 흉부 및 위X선 검사·혈액검사가 적절한 주기로 해서 추가되어야한다.
이런 표를 우리실정에 맞게 만들어 1차진료를 담당하는 개업의들이 활용할 경우 진료를 원활하게 할 수 있음은 물론 좀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한 환자는 종합병원 등에 해당부위를 지적해 보낼 수 있어 의료전달체계확립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보건 정책이 예방의학의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전제아래서의 정기검진제도의 보편화 과제다.
일반적으로 정기검진등 예방의학에 소요되는 비용이 우선 순위에서 처지고 치료비에 비해 더 많이 드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는 우리나라사람들이 질병에 걸렸을 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치료보다는 「몸으로 때우는」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예방에 드는 비용은 치료에 드는 비용의 10분의1밖에 되지않는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나와있어 경제적인 면에서도 정기검진의 이점이 증명되고있다.
윤 교수는『질병은 국민의 생명, 환자의 고통, 치료비등 모든 점에서 예방위주로 나가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연령 대에 따른 기본검진과목을 몇 개씩 설정, 이 과목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에는 의료보험제가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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