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선생의 손자 외로운 투병생활―대전의 이동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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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월남 이상재선생의 손자인 이동직씨(59)가 대전시용전동원호주택20호5평 남짓한 아랫방에서 반신불수로 어렵게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5년째 고혈압으로 우두커니 집을 지키면서도 마음만은 지사의 후예답게 꿋꿋하다.
한말 중추원 일등의관을 지냈고 서재필·윤치호선생등과 독립협회를 조직, 조국광복에 앞장섰던 월남선생의 후예인 이씨는『떳떳이, 그리고 나라를 항상 염두에 두고 살라』는 할아버지의 유지를 따르지못해 안타까와 한다.
5·16직전 정부에서 월남선생에게 대한민국건국공로 훈장을 수여하면서 이씨는 체신부에 일자리를 얻어 76년까지 대전전신전화국에서 선로수로 봉직했다. 그러나 76년 정년퇴직과 함께 고혈압으로 쓰러져 바깥출입을 못하고 있다.
생계는 나라에서 주는 월4만원의 보상금등으로 부인 최왕진씨(51)가 어렵게 꾸려가고 있다. 4남2녀중 3자녀가 학교에 다녀 생계는 더욱 어렵다.
부인최씨는 『어려운 나라살림으로 독립유공자 유족들을 모두 돕기는 어렵겠지만 중풍으로 누워있는 남편의 약값이라도 절약할 수 있게 의료시혜의 혜택이라도 받을수있었으면하는게 조그마한 소망』이라고 했다.【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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