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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나경원 … 새누리 여성 대표주자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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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30일 오후 사당동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걸고 기뻐하고 있다. 나 당선자는 야권후보로 나선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다. [김형수 기자]
그도 안다. 더 이상 ‘공주’ 이미지가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화장기 없는 얼굴, 수수한 남방과 면바지, 앞머리에 핀을 꽂으며 드러난 이마. 화려함을 털어낸 새누리당 후보 ‘엄마 나경원’은 7·30 재·보선 내내 이런 모습으로 동작의 바닥을 누볐다. 수행원도 없었고, 당 지도부에 지원 요청도 하지 않았다. 한 지역구민은 “소탈한 모습으로 정책 설명하는 걸 보니 진정성이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그러다 선거 막판 정의당 노회찬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 사이에 단일화가 이뤄졌다. 나 당선자는 선거가 끝난 뒤 “ 동작구민과의 연대가 승리한 것으로 본다”며 "국회에 들어가면 싸우지 않는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매일 동작을 찾았다. 노 후보와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관심도 높아졌다. 투표율이 전국 15곳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당내에선 개표 직전까지 우려가 쏟아졌다. “수도권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전통적으로 야당에 유리하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승리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와 2012년 19대 총선 낙천의 아픔을 딛고 ‘삼세번’ 만에 권토중래에 성공했다.

  나 당선자는 새누리당 내에서 몇 안 되는 스타 여성 정치인이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판사 출신이란 이력에 출중한 외모, 똑 부러지는 말투가 결합하며 인기를 모았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낙선 이후 여의도와 거리를 뒀지만 새누리당은 선거 때마다 “지원 유세를 와 달라”며 그를 불러냈다. 그리고 여의도를 떠난 지 2년여 만에 본인이 직접 선거판에 선수로 뛰어들었다. 당이 “동작을에 나와 달라”며 그의 팔을 끌어서다. 그는 당의 부름에 응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중구를 떠났다. 큰 도박이었지만 판돈이 큰 만큼 승리 배당금도 컸다. 당내 최다선(3선) 여성 의원으로 국회에 재입성하게 됐다.

 나 당선자가 국회 재입성에 성공함에 따라 그에 대한 당의 기대도 크다. 한 당직자는 “나 당선자가 지금의 실력에 전투력만 더 갖춰준다면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에 필적하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가영·권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뉴스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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