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프로축구 생겼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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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차범근은 서독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
『세상에 공짜 돈은 없어. 하두 웃었더니 턱이 다 얼얼해….』 해태제과 광고촬영으로 이틀 동안 끌려다닌 차범근 선수는 26일 저녁 늦게 숙소인 「호텔신라」로 돌아와 피곤한 듯 부인 오은미씨에게 푸념한다. 그러자 오씨는 『1년 연봉을 이틀에 버는데 쉬운 줄 알았어요』라면서 까르르 웃는다.
차선수는 이 광고로 4천6백만원(세금 1천6백만원 포함)을 받았으며 또 28일엔 3백만원 계약으로 미도파백화점에 나가 고객들에게 「사인」을 해준다.
차범근은 당초 출발하려는 날보다 1주일 늦춰 오는 30일 서독으로 떠난다.
현재 차범근은 「이탈리아」 또는 미국에서까지 「스카우트」 제의가 있기는 하나 서독 「분데스·리가」에서 「프로」생활을 끝낼 결심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프랑크푸르트」보다 더 인기가 있고 조건이 좋은 「함부르크SV」나 「바이에른·뮌헨」 「팀」에서 뛰는 것도 검토해 보겠단다.
차범근은 「프랑크푸르트」와 연봉 24만「마르크」(약 7천6백80만원)에 2년 계약을 맺어 내년 6월까지 「팀」을 떠날 수는 없는데 연봉 40만「마르크」(약 l억2천8백만원) 이상으로 재계약하자는 제의가 있을 것 같다고 전망하고 있다.
차선수는 이제 고국 「팬」들에게 대부분 인사를 마쳐 후련하다면서 우리 나라에도 빨리 「프로」축구가 생기기를 바란다는 말을 떠나는 인사로 대신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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