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학에선] 학생관 무료 게임기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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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대 학생회관 3층의 총학생회실 복도에는 비디오 게임기를 이용하려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달 총학생회가 한 가전업체의 지원을 받아 설치한 것으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친구와 게임을 즐기던 한 학생은 "강의가 없는 시간이나 잠깐 쉬고 싶을 때 여기서 게임을 한다"며 "학생회가 학생들의 피부에 와닿는 사업을 생각해 낸 것 같다"고 반겼다.

서울대 외에도 한양대.숭실대.서울시립대 등 경인지역 10여개 대학의 학생회는 학생회관이나 휴게실 등에 게임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 단체활동에서 점점 멀어지는 학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학생회가 문화나 복지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학생회의 이 같은 시도는 실제로 디지털 세대 학생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연대 강의동 1층에 게임기가 있는 경원대의 경우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게임을 하려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강의동 휴게실에 게임기를 설치한 국민대 총학생회 간부는 "학생회 역할에서 정치.사회운동 못지 않게 학생들의 즐거움과 편의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박재철(사회대4)씨는 "최근 학생회의 시도가 참신하기는 하지만 사회비판 기능을 잃고 대중문화에만 빠져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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