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후기의 현대식 무기 소포·중포3문 김포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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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병인·신미양요를 거치고 자주 국방을 절감한 조선조가 현대식 장비를 처음 만든 중포와 소포 3문이 김포군 대곶면 신안리 산105 덕포대에서 발견됐다.
조선조 후기의 현대식 장비로는 처음 발견된 이들 소·중포는 두 양요를 거친 흥선대원군이 군비를 확장해서 포대나 요새에 배치한 것을 처음 확인시키는 유물이다. 소·중포가 발견된 덕포대는 강화의 덕진포와 마주 바라다 보이는 곳이며 두 포대는 침공하는 적을 협공하기 알맞은 장소다.
특히 동치 13년(1874년)이라는 제작연대가 명기되어 1875년8월21일 일본군함 운양호가 강화 초지진에 침공할 때 이 포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포의 크기는 길이107㎝, 구경 15·9㎝, 외경 16㎝이며 몸통에는『동치 13년 5월 일 운현궁 별주 소포중 이백 구십 근 화약1근』 이라고 기록되어 1874년 흥선대원군의 저택인 운현궁에서 제작됐으며 무게는 중백95근, 화약은 1근을 잴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중포는 길이 1백12㎝, 구경12·01㎝, 외경20·06㎝이며 역기몸통에『중포중 이백 구십 근 화약 근 구량 동치 13년5월 일 운현궁 별주』라고 새겼다.
당초 이들 유물이 발견된 포대는 지난 70년 한 주민이 발견, 그동안 발굴 작업을 벌이다가 뜻밖에 두 개의 포를 발견했는데 한일합방 후 일제가 전국의 모든 무기를 한 곳에 모았으나 이곳은 너무 거리가 멀어 그대로 매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현지에서 이를 감정한 이강칠씨 (문화재전문위원)는 『발견된 포와 똑같은 유물이 창경원에 있었기 때문에 의전용으로 생각했으나 이번에는 포대에서 직접 발견하여 전투용으로 쓰인 것을 처음 알았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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