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일정의 준수 여부에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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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16일 최규하 대통령이 국회 의장단과 총무단 등 여야 간부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정치 일정 자체에 조금도 차질이 없고 정부 주도의 신당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정가에서는 여전히 신당 태동 설이 나돌고 있다.
통일 주체 국민회의 대의원들이 지역별로 상경하여 「세미나」를 하는 자리에서 연사들이 대의원의 새로운 사명감을 고취시키고 있다는 얘기와 함께 어떤 전직 각료가 대구로 내려가 대의원들과 친지들을 만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이것을 신당 설과 결부시켜 보는 사람들이 있다.
신당 출현 「시나리오」작성
지방의 읍·면장들이 북괴 땅굴을 시찰하고 7,8대 의원들의 친목 단체인「담여수회」가 최근 서울 인사동에 사무실을 차리고 젊은 실업인 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얘기가 정가에 전해졌고 전직 의원 최두고씨 등이 중심이 된 「국가 안전 위원회」라는 단체가 결성되었다는 타보가 공화당 주변에 퍼져 여기에 친선을 보내는 측도 있다.
의원직 사표를 내놓고 있는 유정회 소속 이종찬 의원에게 신당 추진 세력의 핵심「멤버」라는 사람이 찾아가 「신당의 간판」이 되어 달라고 요청을 했다가 거부를 당했다는 설과 10대 국회 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된 사람 중 1만표 이상을 획득한 인사들이 최근 횡적인 연락을 시작했다는「루머」도 곁들여 나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화당 간부들은 친여 신당 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긍정·부정의 양론이 쳇바퀴 돌 듯 하고 있다.
김유탁 의원은『현재 떠도는 소문대로라면 친여 신당의 골격이 통대 의원이나 새마을 지도자를 기간 조직으로 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 두 단체는 모두 관주대이기 때문에 정당 조직으로 전환되기에는 체질적으로 문제가 있고 또 대개는 공화당 조직과 가깝다』며 부정적인 분석을 했다.
또 김임직 의원은 『밥장사도 손님이 있어야 하는 법인데 신당은 인물도 명분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이태섭 의원은『자금은 혹시 마련될지 모른다』고 냉소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K중진은 『공화당은 정당의 거친 세파를 겪지 않아 면역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재 목소리를 낮추고 있는 반JP「라인」에 어느 측에서 폭파「버튼」을 누를 가능성은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신당이 탄생하더라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며 음양으로 김종필 총재가 많은 상처를 입고 난 후에 정체를 들어낼 것』이라고 가장 각본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유정회 일각에서는 서자로 공화당 몸에 안기기보다는 능력 있는 보호자가 양자로 엎어 가기를 바라는 눈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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