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청소년에 기술교육|경기화성군 적십자 훈련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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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그늘진 인생」혼혈청소년들이 직업교육을 받고있다.
경기도화성군정남면보포리20의1 적십자직업훈련원(원장 김여생).
피부색깔이 다른 아버지를 둔 혼혈청소년들이 「내일에의꿈」을 기르고 있다.
4천4백51평의 대지안에 본관과 생활관을 포함한 3층건물과 실습장 3동을 합쳐 연건평 7백1평의 건물이 혼혈청소년들의 배움의 터전이다.
지난해 10월2일 문을 열어 첫 신입생 72명이 입학했으나 지금은 62명만이 함께 배우고 있다.
교육과목은 자동차정비공과(22명) 용접공과(23명) 목공과(17명)등 3개파.
아침6시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푸른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하오10시 잠자리에 들기까지 줄곧 훈련원강의실과 실습장에서 하루해를 보낸다.
혼현여자를 위한 봉재공과도 있으나 입학한 원생이 단1명도 없어 문을 열지못했다.
이들 원생들의 교육훈련기간은 1년간이며 봉재공과만은 6개윌이다.
입학자격은 국내 혼혈청소년중 생활보장이 없는 14세이상으로 현재 이 훈련원 원생들은 14∼34세이며 평균나이 23세로 중학교졸업이상이 70%나 되고있다.
이들은 모두 훈련기간 열심히 배우고 익혀 졸업후에는 아버지의나라 미국에 가 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는 어릴때부터 피부색깔이 다른 자신의 외모에서 스스로 소외감을 느끼고 자라면서 주위사람들과 사회로부터 따돌림과 냉대를 받아왔기에 자신들과 외모가 같은 사람들과 살고싶어하기 때문이다.
이래서 원생들은 혼자있는 어머니를 보고싶어도 기술을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빨리 익히기에 바쁘다.
교사들의 따뜻한 지도와 격려속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깎고 죄고 허물고 맞추고 두드린다.
자동차정비공과 김헤론군(19·인천)은 『사회에 있을 때는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이곳에 온뒤 많은 친구가 생겨 외로운줄 모르고 생활하고 있다』 며 일요일마다 인천숭의동에 살고있는 어머니(한순희·44) 를 만나보러 가는게 제일 즐겁다고 했다.
김군은 지난2윌14일 실시한 국가2급기능사 자격시험 필기과목에 합격했다.
그러나 이곳은 원생들의 실습을 위한 각종 실습장비가 크게 부족한데다 이들이 마음대로 뛰놀수 있는 운동장과 운동기구가 하나도 마련돼 있지 않은것이 큰 아쉬움이라고 이상령교무과장은 말했다.
현재 국내에 살고있는 혼혈인구는 약3천5백여명. 이 가운데 입양기관을 통해 해외입양이 가능한 어린이를 제외하고 생활보장이 막연한 14세이상의 혼현청소년은 모두 1천2백25명.
김원장은 이들이 하루속히 우리사회에 적응할수 있도록 영구적인 사회복지 대책이 마련돼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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