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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효과 … 옛 트로이카 깨어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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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최경환호(號)’ 출범. 올해 증시의 돋보이는 호재다. 그동안 코스피는 어떠한 악재와 호재에도 박스권(1890~2010선)을 맴돌았다. 1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박스권 상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22일엔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2028.93)를 기록했다. 최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한 경제팀이 강력한 경기 부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증시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내 지수는 7년째 갖혀있던 박스권을 깨고 225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부총리의 관심사는 내수 활성화다. 2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새누리당 지도부와 당정 협의를 갖는 자리에서도 내수 살리기를 새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대표적인 대책은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기업의 배당 활성화다. 부동산 대책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완화는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지역·주택 유형·대출 만기·주택 가격 등에 따라 차등 적용했던 LTV는 70%로 완화하고, DTI는 지역과 관계없이 60%로 단일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기업의 이익이 근로자의 임금이나 배당, 투자 등 실물·가계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게 배당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도 마련 중이다.

 새 정책 변화 속에서 5인의 리서치센터장은 건설·내수·배당주를 유망하게 봤다. 그 중에서도 건설주의 투자 매력도를 높게 봤다. 정용택 센터장은 “부동산 완화정책이 시행되면 주택관련 업종인 건설·건자재·가구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도 해당 업종이 정책 발표 시기 때마다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규제 완화의 즉각적인 수혜는 은행 업종”이라고 얘기했다.

LTV 규제가 완화되면 은행권 주택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실적이 늘 수 있어서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통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트로이카’로 불리는 건설·은행·증권 업종이 동반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배당주는 어떨까. 리서치센터장들은 배당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자금도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배당주 펀드에 약 3000억원이 들어왔다. 연초부터 5월까지 유입액(185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최경환 수혜주’로는 12종목이 추천됐다. 건설관련주는 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GS건설·한샘 4개다. 건설과 밀접한 은행 업종에선 하나금융지주·KB금융지주·신한지주가 꼽혔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유망 배당주로 지목됐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건설주 중에서도 수도권 시장점유율이 큰 대형건설사가 향후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봤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대출 규제완화 지역이나 실질 수요자의 거주 지역이 서울이나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둘째, 재건축 규제 완화로 재건축 사업이 증가한다. 건설주 주가는 이미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연일 강세다. 현대산업개발은 23일 장중 3만8300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6월 18일 5만1800원으로 바닥을 찍고 한달새 6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정용택 센터장은 국내 대표적인 가구업체 한샘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다.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인테리어 가구 소비가 늘 수 있어서다. 한샘 주가(9만2200원)는 연초 이후 79%나 상승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이 꼽은 3대 금융지주사는 실적개선 기대감도 반영됐다. 모두 2분기 순이익이 늘었다. 이준재 센터장은 유망 배당주로 삼성전자를 추천했다. 유보율이 약 1만7000%에 달해 배당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센터장은 전통적인 고배당주인 SK텔레콤을 유망하게 봤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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