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전문가 100여 명 한꺼번에 사망

미주중앙

입력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에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전문가 100여 명이 탑승했다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제20차 국제에이즈학회(IAS)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MH17편에 탑승한 에이즈 전문가의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 호주 언론은 108명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에 따르면 MH17편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우 호주 서부의 퍼스로 가는 비행기였다.

이번 사고로 숨진 전문가 중에는 네덜란드의 저명한 인간면역결핍유전자(HIV) 연구가 욥 랑게(Joep Lange)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랑게는 1983년부터 에이즈 연구에 참여해왔으며 암스테르담 대학 국제보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350여 편의 에이즈 관련 논문을 저술한 학자로 알려졌다. 또 1992~95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에이즈 관련 임상연구와 약물개발 팀장을 맡았고 2002~2004년에는 국제에이즈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랑게와 함께 암스테르담의 '아카데믹 메디컬센터'에서 에이즈 연구 활동을 해온 재클린 밴 톤거렌과 WHO의 대변인 글렌 레이몬드 토마스도 이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사망했다.

IAS는 성명을 통해 "학회 관계자들이 탑승객 명단에 포함돼 있으며 이들에게 조의를 표한다"면서 "랑게의 사망은 에이즈 퇴치 운동의 진정한 거인을 잃은 것"이라고 애도했다.

신동찬 기자 shin73@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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