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공법과 재치로 맞선 세번째 삼성·현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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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 들어 3번째 대결한 삼성-현대전은 현대 방렬「코치」의 재치와 삼성 김인건「코치」의 정공법의 대결이었다.
1차전에서 4위로 전락한 현대는 이번 2차전에서 해군·산은·한은을 연달아 깨뜨려 대 삼성전을 앞두고 오랜 수렁에서 벗어났다고 방렬「코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었다.
그런데다 1차전에서 전승우승을 이룬 삼성이 이번에 해군에 덜미를 잡혀 1패를 안고 있으니 삼성-현대전은 사실상 우승결정전이 된 셈.
삼성「코칭·스태프」(이인표·김인건)는 경기전 선수들에게 『황유하를 잡아라. 그의 득점을 10점대에서 묶으면 틀림없이 승리한다』면서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신동찬을 황의 전용「마크·맨」으로 내세우는 철저한 대인방어의 정공법을 내세웠다.
객관적으로 전력면에서 삼성에 뒤진다는 것을 알고있는 현대의 방「코치」는 「스타팅·멤버」에서 「골·게터」석유하와 수비가 좋은 「가드」이문규 등 주전 2명을 빼고 뜻밖에 배기남과 손덕성을 내세웠던 것.
그러나 결국 『꿩 잡는 것이 매』라 하듯 후반 들어 삼성의 「슛」이 마구 터지면서 승부는 싱겁게 결정나고 말았다.
이날 삼성의 결정적 수훈선수는 『공포의「센터」로 불리는 1m97㎝의 장신 조동우. 조는 전반 14분께부터 등장, 경기종료 1분을 남기고 5반칙으로 퇴장하기까지 득점은 7점에 불과했으나 「리바운드」10개(수비3·공격7)를 잡아내는 둥「골」밑을 장악, 진가를 발휘했다.
조동우는 1차전이 끝난 뒤 매일 새벽 5시면「코트」에 나와 혼자 연습하는 등 열의를 보여「코치」들도 어쩔 수 없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곤욕(?)을 치렀다는 후문.
야투율에서 삼성은 41%(63개중 26개), 현대는39%(61개중 24개)이며 「리바운드」에서 삼성은 32개(공격9·수비23)인데 비해 현대는 22개(공격6·수비16)였다.
그동안 만나면 외면만 하던 삼성의 이인표 감독과 방렬 「코치」가 경기후 악수를 나누는 정겨운 장면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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