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고수는 DDP 동쪽, 도매상권 초보는 서쪽 소매상권 공략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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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은 쇼핑 천국이다. 그러나 복잡하고 까다로운 천국이다. 상권을 알아야 천국을 누릴 수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기준으로 제일평화시장·누죤·맥스타일·유어스쇼핑몰 등이 몰려있는 동쪽이 도매상권, 두산타워·밀리오레·헬로에이피엠·롯데피트인 등이 늘어선 서쪽이 소매상권이다. 쇼핑 고수는 도매를, 초보는 소매를 공략하기를 권한다.

겉으로는 허름해 보이지만 도매상가는 ‘쇼핑 금광’이다. 라벨만 바꿔 달고 백화점에 납품되는 보석을 발굴할 수 있다. 가격은 절반에 못 미친다.

대부분 ‘도떼기(도매)’로 넘기지만 ‘낱떼기(소매)’도 하는 매장이 많다. 제일평화시장 지하 1층에서는 고급 여성복, 누죤 3층은 수제화, 광희패션몰 2층에서는 가죽제품을 살 만하다.

주의할 점도 있다. 입어 보기, 카드 결제, 환불이 어렵다. 소매 사절이라고 써 붙인 곳은 들어가지 않는 게 낫다. 20년 역사의 의류 도매상 ‘주드’의 주미경(54) 사장은 “누가 소매상인지 일반 쇼핑족인지 한눈에 알 수 있으니 속일 생각은 말라”고 경고했다. 쇼핑 적기는 수요일과 일요일 밤이다. 다른 요일보다 한산한 편이다. 월요일은 지방 손님이 많고, 화요일은 중국인 바이어가 몰려와 복잡하다. 금요일은 가장 손님이 많고,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는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는다.

소매상가는 유행을 점검하기 편하고 쇼핑환경이 쾌적하다는 장점이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몰려있는 두산타워 지하 1층과 롯데피트인 1∼3층이 추천 스폿이다. 롯데피트인 6층은 중국인 세상이다. 미샤·토니모리 등 화장품과 전통공예품 매장이 몰려있어서다. 중국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여기에서 고추장(1만3000원)과 자개장식 머리핀(2만2000원)을 샀다.

소매 쇼핑몰마다 쉬는 날이 다르다. 수·목·금요일에는 모든 쇼핑몰이 문을 열고, 월요일은 밀리오레, 화요일 헬로에이피엠·굿모닝시티, 일요일 두산타워가 문을 닫는다. 하지만 진정한 고수는 이런 휴일을 노린다. 문 닫은 쇼핑몰 앞에 어김없이 노점이 펼쳐진다. 쇼핑몰은 닫아도 상인은 장사하러 나온다. 노점에서는 가격 흥정도 쉽다. 정가보다 5000원 할인은 기본이다.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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