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면 교묘히 위장, 국산 둔갑한 삼겹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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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휴가철을 맞아 삼겹살 등 먹을거리를 국내산과 비슷하게 가공해 파는 장사꾼이 늘고 있다. 수입산 배추김치와 쇠고기·고춧가루 등도 국내산으로 둔갑해 비싸게 팔리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강정자 기획팀장은 “최근에는 장사꾼이 국내산처럼 보이게 삼겹살의 절단면을 가공하고, 김치 속까지 양념으로 꾸며 속여 판다. 고춧가루는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는 방법을 쓴다”고 수법을 설명했다.

 삼겹살의 경우 국내산은 절단면 모양이 불규칙하다. 칼로 직접 자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수입산은 기계로 잘라서 절단면이 대부분 고르다. 이런 점을 노리고 일부 업자들이 절단면을 불규칙한 느낌이 나도록 가공하는 경우가 있다.

 먹을거리의 원산지를 속여 파는 행위는 매년 적발하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벌써 379곳을 적발했고 지난해는 663곳의 식당 등을 단속했다. 원산지를 속여 팔면 배 이상 돈을 받을 수 있어서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조사한 결과, 국내산 삼겹살은 1㎏ 기준으로 국내산은 2만원, 수입산은 1만원 남짓이다. 배추김치는 10㎏에 국내산 3만원 이상, 수입산은 1만원, 쇠고기는 등심 기준으로 1㎏에 국내산 4만3000원, 수입산은 1만8000원 정도다. 원산지만 슬쩍 속이면 몇 배가 넘는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셈이다.

 농관원은 이달 7일부터 33일간 삼겹살 등 휴가철 먹을거리를 국내산처럼 속여 파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농관원은 음식별로 원산지를 구분하는 간단한 방법도 알려준다. 문의나 신고는 053-312-6060.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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