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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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본선심사에 올라온 작품은 『삼각파도』(이윤택) 『오, 태백산』(조성봉) 『젊은 「베르테르」의 또하나의 슬픔』(강필남) 『무덤속의 증오』(한동민) 『얼』(한산) 『그리고 배뱅이굿』(박소야) 등 6편이었다. 이가운데 『오, 태백산』과 『얼』은 민족혼을 일깨워주는 주제가 뚜렷했지만 극적인 구성에 흠이 있었고 『젊은 「베르테르」의 또하나의 슬픔』과 『무덤속의 증오』는 한 부부, 가족을 중심으로한 인간의 내면적 갈등을 표출한 좋은 작품이었지만 그 표현이 평면적이고 설명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배뱅이굿』은 그 재치있는 대사며 오락적인 풍부한 요소에 호감이 갔지만, 민속내지 전설을 우리시대에 맞는 새 감각으로 다루지 못한 흠이 있었다.
『삼각파도』는 「브라질」로 향하는 배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한 상황속에 몰아넣어 그들의 과거와 꿈을 그리며 진실과 허위 사이를 왕래하는 인간상을 묘사한 수작이다. 특히 그 많은 등장인물들의 성격묘사를 짧은 전반지면을 통해 나타낸 솜씨는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후반부에 엉뚱한 사건과 그 처리과정이 상식적이며 「아마추어」적이었다.
당선작으로 밀기에는 모자랐지만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우수작」으로 결정했다.
삼성문화재단의 희곡모집은 신인을 상대로 하는 것만은 아니다. 기성작가들의 작품도 환영한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말이다. 앞으로 신인·기성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의 응모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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