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초부터 긴장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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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통령 시해사건 항소심 제2회공판이 열린 23일 육본계엄고등군법회의대법정은 김계원· 김태원피고인에대한 심리가 있었던 첫공판(22일)보다 한층 열기와 긴장감이 드높았다.
이날 공판에는 김재규피고인의 가족으로 여동생 재선(46)·단희(38), 처제 김재희(39), 동서 공정대(62)·김봉태(52)씨등 5명이 나온것을 비롯, 피고인가족 12명이 나와 방청했다.

<피고인>
피고인들은 상오9시38분 박선호피고인이 맨처음 입정한 것을 비롯, 이기주·유성옥·유석구피고인이 교도관의 호송을 받으며 입정, 피고인석 뒷줄에 나란히 앉았다.
이어 2분위 김재규피고인이 정병의 호송을 받으며 검정테 안경을끼고 차분한 모습으로 법정에 들어왔다.
김피고인은 피고인석 앞줄에 혼자 앉아 가죽수갑을 정병들이 풀어주자 안경을 잠시 벗어 「렌즈」에 낀 습기를 옷자락으로 닦고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넘겼다.
왼쪽가슴에 붉은 색으로 수인번호(101)가 새겨진 흰색상의에 쥐색 바지와 검정고무신을 신은 김피고인은「카메라·플래시」가 터지자 사진기자들을 담담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김피고인은 1심공판때와는 달리 깨끗하게 면도를 했으며 얼굴은 약간 구리빚을 띠어 건강한 모습이었다.
박선호피고인등 나머지4명의 피고인은 감색누비수의를 입고 나왔으며 공판시작전 간혹 방청석으로 고개를 돌려 가족들을 쳐다보았다.

<피고인가족>
김재규피고인의 여동생 재선씨는 1심선고후 지금까지 다섯차례 면회를 가졌다고 그간의 경위를 말했다.
재선씨는 특히 한번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던 부인 김영희씨(51)·어머니 권유분씨(75)등도 3차례나 면회를 했고 이들이 김피고인에게 항소심때는 변호인을 선임하여 재판을 받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권고하여 사선변호인을 선임하게됐다고 변호인 선임경위를 설명했다.
재선씨는 김피고인의 지병인 간경변증은 휴식만이 명약으로 김피고인이 한달 가까이 쉬었기 때문에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피고인은 불교관계서적을 넣어달라고 요구, 가족들이『법해』라는 불경을 보냈다고 말했다.
재선씨는 김피고인이『박흥주피고인을 비롯한 모든 피고인들의 가족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므로 나 혼자 처벌받으면 될것이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피고인이 또『불경을 읽으며 많은 감명을 얻었고 모든 것을 부처님의 뜻에 맡기고나니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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