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북한 사설

북한은 무력 위협 당장 중지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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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북한의 무력 시위가 대범해지고 있다. 휴전선 인근에서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다연장로켓)를 잇따라 쏘아 올려 대남 위협 수위를 올리고 있다. 14일에는 강원도 고성군 동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북측 해상으로 방사포와 해안포 등 100여 발을 발사했다. 그제 서부전선 MDL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개성 지역에서 스커드 계열의 탄도미사일 2발을 북측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하루 만이다. 북한의 이번 방사포와 미사일 발사는 동해 쪽을 탄착 지점으로 한 것 중에는 가장 남쪽에서 이뤄졌다. 14일의 발사체는 사거리가 3~50여㎞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1∼8㎞ 북측 해상에 떨어졌다. 사격이 대낮에 진행돼 동해상에는 다수의 물기둥이 관측됐다.

 북한이 이달 들어 고강도 무력 시위에 나선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맞물려 있다.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올 들어 일관되게 한·미 연합훈련 중지를 요구해왔다. 지난 2월 21일에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진행됐음에도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올 들어 처음으로 방사포를 발사한 바 있다. 현재 부산항에는 한·미·일 수색 구조 훈련 참가차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입항해 있다. 북한의 무력 시위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북한이 자신들의 제안 사항인 남북 상호 비방중상 중지 등을 끌어내기 위해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남 무력 시위로 그런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대남 위협을 당장 중지할 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얘기하는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도 조성되고 외교적 고립도 줄어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군 당국은 북한의 무력 시위가 대남 직접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동해와 서해를 오간 북한의 미사일·방사포·해안포 발사는 올 들어 15차례나 진행됐고, 김정은이 직접 발사 현장을 찾는 경우도 적잖았다. 물 샐 틈 없는 대비태세가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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