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의 원활한 관계정립 위해 잘못된 관계사의 정리는 필수조건"|-한일친선협력협의회 일본측 주제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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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근대이후 일제의 한국침략으로 빚어진 한일간의 「불행한관계」는 어느 사이 뿌리깊은 민족감정으로 굳어졌다.
65년 한일국교정상화이후「의식장벽」을 허무는 작업의 하나로 한일친선협력협의회가 구성됐다. 여기 참가하고 있는 단체가 한국국제친선회(회장 박일경)와 일본21세기문제연구소(소장 고전일삼).
22일 열린 제33차 협의회의 주제는 『21세기의 지혜-한일문화교류사정리』-. 25일하오 서울풍전「호텔」에서 열린 본회의에서는 정병학 박사(숙명여대박물관장)와 「무라오·지로」박사 (촌미차낭·전일본문부성 주임교과서조사관)가 각 국의 입장을 대변, 앞으로의 한일교류를 위해 선결되어야할 문화사정리「노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무라오」 박사는 『일한교류사의 반성-그 공죄에 관한』「노트」를 발표하면서 『한일양국의 현재와 미래를 보다 원활하게, 보다 바람직하게 다져 가는데 잘못된 한일관계사의 겅정는 선행·필수조건』이라고 전제, 과거의 한일관계를 객관적 사료를 기준으로 조사·분석·해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작업이 특히 호칭, 풍토와 민족, 임나문제, 왜구문제, 한일무역, 청일·노일전쟁. 총독부 등 시대별로 따져 갈 필요가 있다면서 『한일 2천년의 교류사는 어떤 한 시대를 따로 때어내 이를 전시대에 확대 적용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독부 36년을 한민족이 회고할 때 이는 확실히 일본제국의 악업이었다』면서『일본인은 한국인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 잡고있는 이 상처를 충분히 이해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정교수는 이 같은「무라오」박사의 의견에 적극 찬동한다고 말하고 교류「노트에 있어서는 몇 가지 새 항목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새 항목으로 고대·근대·현대·장래에 있어서 한일관계의 빼지 못 할 부분을 추가하면서 특히「현대」의 항목은 다음 몇 가지로 세분했다.
곧 ①일본의 조선지배통치의 본질 ②일본의 대륙침략과 한반도(만주사변·상해사변· 중일전쟁) ③태평양전쟁하의 한국 (일본제국주의· 한일양국의「내셔널리즘」의 상이) ④제2차대전의 종언과 한일관계등율 들었다.
이같은 한일양측의 의견을 토대로『한일교류「노트」』를 작성하는데 상호간의 해석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양측의 견해를 그대로 병기하자고 정교수는 주장했고 이에 대해 일본측도 동의했다.
특히 일본문부성의 학습지도 요령에 따라 만든 일본역사교과서 (69년 개정판) 속에 한일관계사의 적지 않은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고 이의 정정을 요구한 정교수의 의견에 대해서도 한일교류「노트」에 적극 반영할 것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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