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공익인가…"고민하는BBC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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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영국의 BBC(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영국방송공사)는 광고주와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해있는 대표적 공영방송이다.
1922년에 설립되어 영국의 권위를 대표해온 이 방송은 60년대 들어서부터는 상업주의 방송의 득세에 밀려 그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학술지 「엔카운터」는 BBC를 중심으로한 공영방송의 전망을 점치는 글이 실려 방송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전TV「프러듀서」이며 방송연구가인 「앤터니·스미드」씨의 기고 『공영방송의 미래는 있는가』를 요약한다.
BBC간부들에게 제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BBC는 BBC가 표방하고 있는「공공이익」과 「회사로서의 이익」사이에서 갈등을 겪고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흔히 영국교회에 비유되어 왔던 BBC는 이제 국교제가 폐지된 상황에서의 교회와 마찬가지입장이 되었다.
영국사회에서의 이러한BBC의 지위변화는 BBC뿐 아니라 국가생활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BBC가 여전히 옛날의 영국교회와 같은 지위를 고수할수있는 곳은 이를테면 소련과같은 사회밖에 없을 것이다.
방송이란 일종의 강요이며 침입이다. 방송인과 청중사이의 어떠한 상호관계도 존재하지않는다.
따라서 방송인은 자신의 성공이나 실패에 대해 대중의 양해를 구할수 있는 출판언론인·영화제작업자·연극흥행업자들과는 달리 자기가 한일을 언제나 합법·정당화해야만 하는것이다.
바르 이러한 점 때문에 방송은 권위주의나 전체주의식 방송체제를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다.
방송이 권위주의와 전체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때는 제1차대전에서「파시즘」태동에 이르는 기간이었다. 이때는 문화와 정치권력에 제동을 걸수있는 서「유럽」의 「앨리트」 들이 방송에 참여하고 있었다.
BBC에 제출된 보고서가 주장하고 있는 핵심적 내용은 바로 오늘날의 방송인들이 당시의 문화적 상황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프로그램」재작진들이 더 넓은 범위에서 자신의 책임을 통감해야한다는 얘기다.
일방적인 강요로서의 방송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제작진에 대해 갖고있는 불만과 비난을 똑바로 인식한후 만들어지는 방송이라야 어느 특정한 이익의 옹호가 아닌 진정한 공익을 대변할수 있을 것이다. <영엔카운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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