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달라질까…여자농구 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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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여자농구 국가대표 1진 선덕과 2진 상덕의 두 차례 평가전이 오는 10, 11일로 확정, 「슈퍼스타」박찬숙(20·태평양화학)과 「자이언트」김영희(16·숭의여고2년)의 대결이 또다시 관심이 되고있다.
『찬숙 언니와는 연습경기도 안 해봤어요. 그러나 두렵지는 않아요. 언니의 개인득점을 10점대에 묶어놓겠어요.』 김영희는 평균 20점 대인 숭의여고 선배이기도 한 박찬숙의 득점을 허용치 않겠다고 무뚝뚝하게 말한다. 반면에 박찬숙은 『내가 체격에선 뒤지지만 기량이야 영희가 뒤지는게 사실아니냐』면서 「슈퍼스타」다운 여유를 과시하고있다.
60년대 한국여자농구의 대명사가 박신자였다면, 70년대에는 박찬숙이 뒤를 잇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들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김영희는 정확히 신장이 1m95.7㎝로 박찬숙(1m89.7㎝)보다 꼭 6㎝가 크다.
김영희가 이처럼 키는 크지만 「슛·센스」나 「볼·컨트롤」은 물론 기동력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
그것은 박찬숙은 이미 숭의국민교 때부터 10년의 구력을 쌓아온 반면 김영희는 부산동주여중 3년 때부터 「볼」을 만지기 시작. 이제 3번이 채 안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같은 구력을 비교해볼 때 이번 평가전에서 김영희가 박지숙의 득점을 10점대로 묶어놓기만 해도 앞으로 한국여자농구는 파란이 예상되는 것이다.
김영희는 큰 키에다 「볼」을 한 손으로 잡는 엄청난 큰 손을 갖고 있는 등 천부의 신체적 조건을 구비하고있는 여자농구의 불세출의 「자이언트」임에는 틀림없다.
두 손으로 농구공을 잡는 「슈퍼스타」(박찬숙)와 한 손만으로도 공을 잡는 거목의 대결은 곧 한국여자농구의 새로운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하겠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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