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앙독서감상문」대학·일반부 최우수작|김정현 <숙명여대중문과 3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다옴 글은 중앙일보·동양방송이 주최한 제6회 「중앙독서감상문모집」의 대학·일반부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힌 글을 요약한 것이다. 대상서적은 백도기저·전망사간 『가롯, 유다에 대한 증언』이다.
「예수」의 생애에 얽힌 인물들은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불가사의하게 느껴지는 인물이 스승을 배반하고 마침내 스스로 목을 매어 죽은 「가롯·유다」다. 이 책에 둥장하는 「시몬」은 자기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기상실을 방조할 수도 없으며, 권력에 의해 어느정도 도덕적으로 흔들리는 무비판적인 사람으로 우리 시대의 보편적 인간상인 것같다.
상식적이라든가 이성적이라는 합리화 아래 우리의 한계를 좁히며 살아가고 있고 이제는 대충 편한 상태에서 그 합리화를 느끼려하지도 않고 이미 느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유다」! 그는 진정한 의미의 혁명가가 될 수 있을까? 그의 모든 행동과 자신의 이상은 혁명가적인 것이 되려고 하였지만 결코 혁명가로서 일생을 지내지 못하고 단지 반항가로서 지내다가 그가 죽음을 택하는 그 순간, 그는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혁명적인 인간성을 갖게된다.
그의 성격형성에 큰 영향을 준 그의 성장배경은 그로 하여금 반항가적인 기질을 갖게하는데에 충분했다.
「알콜」중독자이며 자기학대로써 꿈과 이상이 실현되지 못함을 냉소하는 아버지 밑에서 성격이 비교적 강한 아이가 찾아가는 그러한 도피구는 필연적인 결과인 것 같다.
「안나스」와 「가야바」는 일반적인 집권자의 상이다. 『얼마나 애를 써서 가까스로 이룩한 안정인 줄 아는가?…… 나라의 안정을 해치지만 않는다면 「나자렛·예수」 같은 자가 백명이있어도 상관치 않아. 나도 이 상태를 결코 만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네. 그러나 역사는 점진적으로 서서히 유도해 나가야 해.』
이런식의 정치 철학으로 그들은 집정했다.
이 작품중에 「막달라·마리아」가 잠시 비쳐지곤 있지만 「라헬」 또한 그녀인 것이다. 소위 말해지는바, 천한 육체지만 가장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여기에 대해 모든 남성들은 이율배반적인 것 같다. 우리들 모두는 자기에게로 돌아와서는 철저한 이기주의자들이니까….
이 글에 비쳐진 「예수」는 너무 철저한 운명론자랄까, 도대체 인간미가 풍기지 않는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해도 늦지 않는다』는 성경말씀은 우리에게 인간적인 삶을 권하는 맡씀일게다.
이런 의미에서 「유다」의 실수도 나름대로 점친 역사의 미래를 너무 확고부동시했던 데에 있는 것같고, 「유다」가 집권층이랑 작당을 한 것은 자기배반의 해소책이며 인간적인 의미에서의 자기 성취였올 것이다.
「유다」 역시 완전한 인간상온 아니었지만 「시몬」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는 우리들에게는 은근히 그의 삶이 부럽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