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미끼로 돈 받는 타자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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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시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취직을 하려고 타자학원에 등록했습니다.
취직반을 택해 5개월 수강료를 내고 다닌 뒤 부원장의 소개로 조그만 사무실에 취직이 되었읍니다.
배워온 타자와는 상관이 없는 경리직이었고, 사무실 규모가 너무 작아 걱정이 되었지만 우선 취직이 되어 기뻤읍니다.
입사한지 4개월이 지났을 때 사무실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 월급도 못받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읍니다.
다니던 학원에 찾아갔더니 지난 일이므로 책임을 질 수 없다며 다시 수강료를 내고 등록을 하면 우선하여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또 등륵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보따리를 싸들고 시골집으로 돌아가야 했읍니다.
학원 동료들의 이야기로는 저와 같이 조그만 사무실에 취직이 됐다가 회사가 망했다고 윌급 한푼 못받고 쫓겨난 학원 졸업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가엾은 취직 희망자들을 속여 취업을 미끼로 돈벌이를 하는 학원가의 부조리를 없애주세요.
김다혜 <강원도 철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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