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창조위해 투쟁"|올해 「노벨」문학상 받은 「엘리티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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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비록 후보자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긴 했지만 「오디세우스·엘리티스」가 세계의 쟁쟁한 문학인들인 미국의 「노먼·메일러」「조이스·캐럴·오티즈」, 영국의 「V·S·네이폴」「그레이엄·그린」, 「프랑스」의 「시몬·드·보브와르」, 서독의 「귄터·그라스」등을 제치고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되자 세계의 많은 문학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엘리티스」가 희랍안에서는 『「에게」해의 시인』으로 많은 작품이 애송되어 왔지만 그것은 희랍안에서 뿐, 세계문단에서 그의 이름은 거의 무명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스웨덴」한림원은 「엘릭티스」의 작품세계가 『희랍전통문화의 배경속에 관능적인 힘과 지적인 관조로, 자유와 창조성을 위한 현대인간의 투쟁을 잘 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티스」의 이번 수상은 1963년 역시 시인인 「G·세페리스」에 이어 희랍인으로선 두번째다.
희랍이 「터키」로부터 해방되기 몇년전인 1911년 희랍의「크레테」섬 「헤라클레이온」 마을에서 태어난 「엘리티스」는 처음엔 「아테네」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그 뒤 법학을 포기하고 잠시 미술평론을 하기도 했으나 「파리」에서 언어학을 공부한 뒤에는 시인으로 전향했다. 61년 잠시 미국을 방문했으며 현재는 「아데네」서 살고 있다.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악시온·에스티』(Worthy it is=가치 있는 것)는 희랍 민담에 소재를 둔 것으로 1959년에 발표된 뒤 수개 국어로 번역되었으며 60년엔 희랍국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중의 하나인 『기념제』란 시에서더 그의 이런 시적 특성은 잘 나타나 있다.
『나는 내 삶을 이렇게 멀리 가져왔네/바다 가까이 영원토록/바위들 위의 청춘/바람과 대항하는 가슴과 가슴/인간은 어디로 가야 하나/인간은 한갖 인간일 뿐』(「기념제」의 일부)
이 밖에 『미친 석류나무』『바위 위의 「마리나」』등 그의 일련의 작품들은 모두 이러한 지적인 관조와 관능적인 미, 그리고 인간의 새로운 의지가 주조를 이룬다. 「엘리티스」의 작품세계는 언어와 「이미지」의 참신하면서도 관능적인 탄력성과 모든 강압에 직면하는 엄격한 자기 극기와 냉철함이 특징을 이루는데 이것은 「엘리티스」의 개인적인 특성일뿐 아니라 희랍의 전통성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그의 작품은 바다를 접한 고향의 영향때문인지 바다와 섬, 그곳의 동물과 식물들, 그리고 반질반질한 조약돌, 파도의 몰려옴, 까망게 탄 바다의 어린이들, 이것들이 언제나 중요한 요소를 이루고 있다.
「스웨덴」한림원은 「엘리티스」의 시의 세계에 대해 『관능성과 광명이 「엘리티스」의 시를 더욱 밝게 해주며 그가 감지하는 세계는 참신함과 놀라운 경험속에 또렷이 내재해 넘쳐 흐른다』고 평했다.
「엘리티스」는 그가 19세이던 1930년부터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시작하면서 「오디세우스·알레포델리스」란 본명을 버리고 「오디세우스·엘리티스」란 필명을 새로 가졌고 「세페리스」 「니코스·가초스」등 동시대 시인들과 함께 일단의 시의 유파를 형성, 독특한 활동을 보였었다.
『악시온·에스티』는 「엘리티스」의 친구이자 급진파 작곡가인 「미키드·데오도라키스」(우리나라에선 그의 작곡노래가 금지돼 있다)에 의해 곡이 붙여지기도 했는데 「테오도라키스」는 이 시를 『희랍인의 성경』이라고 격찬하기도 했다.
근의 후기작품들엔 그의 친구들인 「피카소」나 「마티스」등에 의해 삽화가 그려지기도 했으며 「노벨」상 발표 이전에 준비중인 그의 3권의 시집이 곧 출간될 예정이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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