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대한민국 무용제 총평|현대 무용이 한국무용 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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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 무용계의 수준을 조감하고 창작무용 발전의 계기를 마련키 위해 한국문화예술 진흥원이 올해 새로 제정한 제1회 대한민국 무용제는 최우수상 없이 우수상 4편, 장려상 3편만을 냈다.
예심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9개 무용단 중 7개 무용단이 창작작품으로 실력을 겨룬 이번 제1회 대한민국 무용제는 ▲현대무용이 한국무용에 비해 수준이 월등 뛰어나다는 사실 ▲활발한 지방의 무용활동 ▲무용계의 세대교체 등의 사실을 일반에게 인식케 했다. 「발레」는 아예 참가신청을 한 단체도 없어 「발레」불모지 한국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러한 사실은 우수상 수상작 4작품 중 『가잿골의 전설』을 제외한 3작품이 현대무용 작품이고, 참가신청을 한 20개 무용단 중 반수이상이 지방에서 활약하는 무용단이라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또한 세대교체는 임성남씨를 심사위원장으로 한 총 19명의 심사위원으로 대거 원로무용가를 참여시킨 때문으로 필연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다하게 두드러진 작품이 없어 최우수작은 뽑지 못했지만, 「콩쿠르」보다는 한국 무용계의 「페스티벌」로 대한민국 무용제의 성격을 이끌자는 생각에서 우수상에서 탈락한 3작품에 장려상을 주기로 했다』고 심사위원장 임씨는 밝힌다.
이번 제1회 대한민국무용제는 한국 무용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새삼 자각케 한 계기가 되었다.
우선 근본적으로 춤사위 등에 극적 요소가 적은 한국무용을 공연시간 30분 이상의 대작으로 만들기 위해 무용극화 함으로써 드러나는 어설픔, 다음은 무용극을 위한 전문적인 대본가와 작곡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라고 무용평론가 조동화씨는 지적한다.
그밖에도 실제 제작비(한국무용의 경우 약5백만원)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국문예진흥원의 공연지원(작품료 50만원, 대관료 등 부담)도 현실화해야 할 것이라고 무용계에서는 주장한다.
또 서류심사로 그친 예심은 공연심사로 바꿔야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밖에 대한민국 무용제가 모름지기 한국 무용인 모두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국전의 초대작가 제도 등과 같이 원로무용가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임씨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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