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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좁아지는 어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의 어장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현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해양연안 국가들의 잇따른 2백 해리 경제수역선포로 원양어업이 제한을 받고있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나. 지난 8일 대만의 2백 해리 경제수역선포로 근해어업마저 일부 봉쇄될 위기에 처해있어 이런 상황에 대비한 우리나라 연 근해어업의 획기적인 진흥책이 시급하다.
현재 2백 해리를 설정한 국가는 1백29개 연안국 중 71개국에 달하고 있어 우리의 어업진출은 날로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만의 경제수역 설정으로 지금까지 대만근해에서 조업해온 상어잡이 어선 40여척이 당장 어장을 잃고 있으며 저서어종을 잡아온 7백여척의 저인망어선도 그동안 세워온 진출계획에 차질이 예상되어, 잃은 원양어장을 근해에서 찾으려는 노력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이러한 원·근해어장의 상실은 어족자원이 줄어든 연해어업의 부진과 겹쳐 우리의 어업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에 어민의 생활뿐만 아니라 국민의 단백질 식량확보에도 막대한 영향이 미쳐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이 기회에 우리의 어업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과감하고도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다.
첫째로, 어업외교를 더욱 활발히 전개하여 입어권확보 및「쿼터」를 유리하게 받아내도록 해야한다.
자유중국정부와도 즉각 교섭을 갖고 우리가 이미 조업하고 있는 어장이나 잡고있는 어종에 대한 기득권을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우리도 경제수역 2백 해리 선포문제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2백 해리를 인접국가인 한국에는 적용하지 않았고 중공의 태도가 미지수이므로 우리의 경제수역실정과 인접국가와의 관계는 좀더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할 것이나, 어떤 일이 있더라도 대만해역북부어장을 확보하는 방안은 강구돼야 할 것이다.
셋째는 근자 어업의 추세가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우리도 양식어업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도 소규모의 이른바 「바다목장」이 일부어민에 의해 운영되고는 있지만, 정책적인 차원에서 대규모적인 「바다목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넷째는 오랜 숙제인 어선 및 어구 등 장비의 현대화를 서둘러야 한다.
같은 어장에서 같은 어종을 잡으면서도 일본에 비해 그의 어획고가 훨씬 뒤떨어지고 있는 현상은 우리의 장비현대화가 빨리 이루어져야할 필요성을 말해준다.
다섯째는 우리의 연해오염을 막아, 어족이 서식할 수 있는 깨끗한 바다를 유지하도록 해야한다.
78년 현재 어업의 총생산은 2천4백40억원으로 「마이너스」3.5%의 성장이라는 부진을 보였다는 사실은 우리의 어업진흥책이 얼마나 소극적이었던가를 밝혀주는 하나의 예증이 될 것이다.
8백여만명에 달하는 어민의 생활을 좀더 적극적으로 보호하도록 정부는 힘을 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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