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河씨 살해 용의자' 中서 압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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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살해된 채 경기도 야산에서 발견됐던 모 여대 법대 4학년 河모(22)씨 피살 사건의 핵심 용의자 두 명이 중국에서 검거돼 11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경찰은 해외 도피 중이던 金모(40).尹모(41)씨를 지난달 말 중국 옌지(延吉)에서 현지 공안의 협조로 붙잡아 압송했다.

이들은 "河씨의 이종사촌 오빠 A모씨의 장모 尹모(58.수감 중)씨에게서 거액을 받기로 하고 河씨를 납치했다"고 시인했으나 河씨를 직접 살해하거나 살해에 尹씨가 관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사위와 河씨의 관계를 의심해 온 尹씨는 金씨 등에게 두 사람의 미행을 부탁하고 수고비를 주는 등 살인 교사 혐의를 받았으나 金씨 등이 해외로 도피하는 바람에 납치 감금 교사죄로만 기소돼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金씨 등을 상대로 尹씨의 지시로 河씨를 살해했는지 추궁하는 한편 지난해 河씨 납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난 사건 관련자 19명을 출국 금지했다.

◆교민 제보로 검거=경찰은 지난해 사건 직후 金.尹씨가 각각 베트남과 홍콩으로 도피한 것을 확인한 직후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리고 끈질기게 소재를 추적해 왔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초 '尹씨의 남동생이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결혼식을 올려 일가족 15명이 베트남으로 출국한다'는 첩보를 받고 현지에 경찰관을 파견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6일 한 교민이 金씨가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박한동'이란 이름으로 중국의 호구부(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칭다오 등 교민이 많이 사는 베이징(北京).선양(瀋陽) 등지에 30만장의 수배 전단을 뿌렸다.

이후 중국 공안의 협조로 金씨가 칭다오에서 지난 1월 7일과 17일 두차례 전화 통화한 사실을 밝혀내 金씨의 은신처를 덮쳤으나 달아난 뒤였다.

경찰은 다시 지린(吉林)성 교민에게서 제보 전화를 받고 지난달 25일 옌지의 은신처에서 金씨를 검거하고 사흘 뒤 인근 셋방에서 尹씨도 체포했다.

◆변장 위해 성형수술=金씨는 체포 당시 변장하기 위해 코와 눈을 성형수술했으며, 부러진 앞니 1개도 교체했다. 尹씨는 동생 여권을 위조해 사용하면서 추적을 피해 왔다. 실제 이들은 출입국 조회 결과 중국과 홍콩.베트남 등지를 수시로 오간 것으로 밝혀졌다.

윤창희.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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