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등 매점으로 금값 치솟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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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런던=장두성특파원】「런던」금시장에서 금값에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 전문가들이 흔히 주고받는 말은 『올라간 건 반드시 내려오고, 오늘의 수요는 내일의 공급원이다』라는 것이다. ,
그래서 9월에 들어서면서 불같은 오름세를 보여온 금값이 「온스」당 3백73「달러」 (여름에는 2백90 「달러」) 를 기록한 지난 주말의 금시세를 놓고 이 정도 수준이면 금투기가들이 금을 팔기 시작하고 금값도 고개를 숙이게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들이었다.
그러나 시장이 열렸을 때 『올라간 것이 내려오거나 수요가 공급으로 반로하는』낌새는 없었고 오히려 1「달러」 30 「센트」 가 올랐다.
그 가격이 18일에는 하루만에 무려 20「달러」나 다시 올라 금값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추세임을 입증했다.
금값의 오름세에 대해 「런던」의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열거하고 있다.
▲중동 「오일·달러」의 환물현상=중동산유국들이 석유값으로 받은 「달러」로 금을 사들여 가치보전을 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은 직접 나서지 않고 서독 및「이탈리아」의 은행을 통해 「런던」의 금을 매입하고 있다.
확인된 것만으로 지난 8월 서독의「드레스너」은행은 2억 「달러」어치의 금을 사들였는데 이것이 중동의 한 산유국을 대신한 것이라고 「런던」에서는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소련으로부터 6억「달러」어치의 금 즉 50t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은 중속산유국들이 「달러」뿐 아니라 영국의 「파운드」육같은 화폐에 대해서도 불신을 보이기 시작했음을 보여는 것 같다.
▲동남 「아시아」화교들의 매점행위=중공이 제2「베트남」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풍문에 마라 전쟁이 확대될 것을 우려한 화교들이 금을 무더기로 사들이고 있다.
▲공업용 및 장신구용 금수요가 증가해서 연간 금생산량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통화의 불안정과 어두운 세계경제 전망 때문에 금이 차차 투자대상으로 일반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수요의 급증에 따라 금의 공급이 구조적으로 부족한 상태에 있다.
하나의 예로 미재무성이 올해 공매한 금은 1천2백70만 「온스」인데 구매신청은 3천7백만 「온스」나 되었다.
그러나 금은 석유와는 달라서 수요가 무한정으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는 매점된 금이 풀려 나와 공급을 충족시켜주도록 되어있다.
문제는 어느 수준에 가서 가격이 하향세를 나타내느냐는 점인데 금이란 경제조건이 나빠지면 나빠질수록 기승을 부리는 버릇이 있어서 모두들 불안스럽게 금값의 상승곡선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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