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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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963년8월고「마딕·후더·킥」2세 목사가 앞장선 미국 흑인들의 대행렬이『우리는 극복할것이다』고 노래리하면서「워싱턴」으로 들이닥쳤을 때 그 뒷돈을 댄것은 미국내 유대인 단체들이었다.
소수민족에 더한 공정한 취업보장을 요구한 1940년대의 투쟁에서나50년대의 공정주택법 제정운동에서 미국의 흑인들과 유대인들은 보조를 같이 했다.
이들 두 집단은 지난50년간 이상 동병상련으로 서로를 감싸왓다.
그러나 최근「카터」행정부에서 가장 출세한 흑인으로 손꼽히던「앤드루·영」「유엔」 대사가 사임하자 미국내 혹인들과 유대인 집단간에 틈새가 크게 벌어길 조짐이다.
혹인들은 한결같이「영」대사의 사임이「이스라엘」과 미국내 유대인단체들의 압력탓으로 믿고있다.
물론 유대인 지도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펄쩍뛴다.
「영」대사의 사임 직후「킹」목사의 미망인「코레더·킹」여사를 비롯해 흑인단체로는 가장 큰 유색인권철향상 전국연합회(NAACP)의 「벤저민·혹스」의장, 전국도시 연맹의 「버넌·초던」회장, 그리고 「제시·잭슨」목사등 흑인지도자들이 긴급회동, 흑인의 지위와 권익 에 우려를 표명했다.
또 9만명 이상의 중산층 흑인주부들로 조직된「델터·시그 머·시터」회「델머·데일리」회장은 미국흑인들이 유대인들로부터 당하고 있는 차별대우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델일리」여사는「이스라엘」이 심한인종차별로 악명이 높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무기를 팔고 있으며 미국 유대인들이「이스라엘」 올 지원하는 것은 결국 흑인들에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한 흑인노동자는『우리 흑인들은 미국에 충성을 다바치고 있지만 도대체 미국내 유대인들은 누구에게 충성하고 있다는 말이냐』고 분개했으며 한 예비역 육군소령은 『미국의 대의정책을 외국이(이스라엘) 이 결정할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이때문에 일부 흑인들은「영」대사를 사임케한「카터」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벼르기도 한다.
많은 흑인들은 미국내 유대인들은 자기네들에게 필요할때만 흑인들을 이용해 왔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내 흑인들과 유대인들의 관계는 지금까지 비교적 순탄했으나「직업할당」문제를 두고서 약간의 견해차가 있었다.
소수민족의 취업을「쿼터」(할당) 로 묶은 이제도로 인구가 많은 흑인들이 혜택을 더 받고있다는 것이 전국유대인사회관계 협의위원회「디어드·맨」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는「직업할당」제도가 유대인들에 대한 잠재적 불평등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흑인측은 흑인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는 반론이다.
「영」대사의 사임사건은 미국의 국내정치 만드나「이스라엘」및 「아랍」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것이지만 엉뚱하게도 미국내 유대인에 대한 흑인들의 반발문제룰 터뜨려 앞으로 양대 집단간의 이해상충이 어떻게 조화점을 찾을지 관심거리다.【뉴욕=김재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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