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별거 끝에 "무조건흡수합당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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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민당이 통일당을 흡수 합당키로 양당총제가 선언함에따라 야당통합이 실현단계에 놓였다. 통일당은 한때 연합 못지않은 선명을 내세워「야당중야당」라고 자처했으나73년과 지난연말 선거에서두차례 모두 3석밖에 차지하지못했다. 양일동총재가 신민당의 진산노선에대결하여 뛰쳐나가 73년 통일당을 창당한이래 6년7개월동안 때로는 신민당과 치열한 대립까지 벌이면서 상이한 당풍과 세력을 형성해 오다가다시 원뿌리를 찾아가는 셈이다.
그러나 합당과정에서 통일당세력을어떻게 흡수하며 화학적결합을 쉽게이룰수 있겠느냐는 난제를 안고있다.
지난75년3월에도 윤보선 김대중씨까지 양당통합작업에 나서 소위4자공동선언을해서 합당이 빠른 속도로진행되는듯 했으나 당직안배등의 문제가 생겨 깨어지고만 전례가 있다.
이 경험을 의식해서인지 이번에는 김영삼(신민) 양일동(통일) 두총재가「무조건흡수합당」 이란 말을 여러번 강조했다.
「무조건」이라는 말이 통일당측에서신민당의 특정당직에 눈독을 들이거나 일정한 몫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나 신민당측이 어느정도의 예우를해서 「섭섭하지 않은」매듭을 지울지는 아직 분명치않다.
지금에야 농성을 같이한 흥분으로부드럽게 진행될것 같이 보이지만 냉각기를 거쳐「예우」가 너무 미흡한것으로 보일때는 정치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흔들릴지도 모르며 돌발사가 전혀 없으란 법도 없다.
양일동총재는당고문으로예우할공산이 크지만 통일당의 63개지구당위원장을 비롯해 신민당 정무위원에 해당하는정치위원과국장·부차장에대한 처우가 문제다. 3명 의원의 경우를 보면 양총재가 김제만의원(서울성동)과 김녹영의원이 이필선의원(광주) , 김현수의원이 이민우의원 (청주·청원)과 지구당이 겹친다.
신민당이 재야통합을 위해 남겨놓고있는 당직은△총재고문약간명△부총재2명△정무위원5명△중앙상무위원30명정도이며 이속에는 당직없는 재야인사영입몫도 포합돼있다.
합당절차를 규정한 정당법4조2의, ①에 따르면 각당 대의기관이 의결을하도록 되어있는데 신민당이 이런 절차를 아직 밟지 않았다. 통일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합당의 문제를 양총재에게 위임해서 별문제가 없으나 신민당은 이런 위임사항이 없기때문에 대등한 통합을 하려면 전당대회나 중앙상위를 열어 의결을 해야한다.
그래서 편법을 쓰려는것 같다.통일당측은 9월20일 정기국회개회전에 전당대회를 소집,당해체를 결의하고무소속 상태에서 신민당에 입당절차를밟는 방식을 쓴다는 것이다.
신민당으로서는 정무회의등의 의결로 통일당을 영입하는 형식이 되겠는데 이런 당론결정과정에서 다소 논란이 예상된다.특히 이철승전대표의노선에대해 통일당이 크게 비판했었기때문에 신민당 비주류가 영입에 쉽게 동의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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