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 교육성이 모자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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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아동문학회는 28∼29일 서울 도봉산장에서 『80년대 한국아동문학의 위상』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갖는다.
이 「세미나」엔 많은 아동문학가와 교육자들이 참가, 김동리(작가)·한상수(목원대교수)·송명호 (문협이사)·손수복(한양국교교사)씨 등의 주제발표를 듣고 토론을 갖는다. 다음은 『아동문학의 당면과제와 그 지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한상수 교수의 주제를 간추린 것이다.
다른 분야의 문학과 마찬가지로 아동문학도 그 역사가 60년이 넘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아동문학은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별다른 발전 없이 답보상태에 빠진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한결같은 배경과 주제, 입지적 생활태도와 상식적인 도덕률, 그리고 천편일률적인 작법 등이 그대로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동문학은 현대문학으로서 그 위치를 차지할 수 없게 되었고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되어 문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그 지위가 떨어져 문단에서 소외되고 있다.
아동문학은 문학성과 교육성을 동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아동문학가들은 예술성이 있으면 교육성도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아동문학은 어른을 위한 문학이 아니기 때문에 예술성만큼 교육성도 강조돼야 한다.
우리의 아동문학이 뒤떨어진 것은 일부 선배문인들의 그릇된 문학관과 평론부재 때문이다.
한국아동문학이 문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위를 확보하려면 작가들이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현실에 맞는 내용과 새로운 기법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 우리 조상들이 이룩한 문학적 전통과 접촉하여 민족문학으로 승화해야할 것이다. 현재 아동문학의 주인공은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큰 변화가 없다. 이것을 깨뜨리기 위해 새 시대를 호흡하는 인물을 창조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 인물 속에 새로운 윤리·정서·사상을 표현, 어린이들로 하여금 공감케 해야할 것이다.
아동문학은 급변하는 새 시대를 맞아 다음 세대의 주인공이 될 어린이들에게 새 시대를 올바르게 판별하고 민족적인 전통을 계승할 수 있도록 큰 변혁이 있어야할 것이다. 그래야만 민족의 정서를 살리고 한국적인 감정과 이상·예지로 미래에 도전하는 문학으로 발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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