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작가 「종이 위의 작업」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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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을 이끌어 가는 중진 실험작가들이 모여『종이 위의 작업』이란 한 「테마」로 전시회를 갖고 있다 (6∼17일 진화랑). 지난해 제1회전이 열려「신선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었다.
출품작가는 권영우 김기린 김종근 김창렬 김홍석 박서보 서승원 심문섭 이강소 이승작 이우환 윤형근 정상화 정영렬 최대섭 최명영 최병소의 17명. 30∼40대작가들로 1회전과 비슷한 면면들이다.
종이 위의 작업이란 것은 실상 그림이 생기고 종이가 발명된 이래 오래도록 추구돼 온 것이다.
이 소재를 각기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새로운 의미를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 이번「종이 위의 작업」전의 의의다.
이들이 재료로 택한 종이는 화선지·마분지·신문지· 박나무지·공책종이 등 다양하다.
각종 종이 특유의 질감을 이들 작가들은 찢기도 하고 덧붙여 나가기도 하며 또 기름물감·수채·연필·먹·「아크릴·컬러」를 이용해 나름대로의 작품세계를 펼쳐 보인다.
공동의 주제를 놓고 개개인의 작업방법을·비교해 보인다는 점, 또 본래 종이작업을 하던 몇몇 작가를 뺀 많은 작가들이 새로운 재료에 도전했다는 점은 바람직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왕 새로운 재료를 택했을 바에야 표현도 좀더 새로운 실험방법을 시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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