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관, 정신과 군의관 … 전문인력 늘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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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록권 전 국군의무사령관은 관심병사 문제가 복무기간 단축 정책과 독자(獨子)가 많아진 사회 현상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예전엔 형제 5~6명이 같이 자랐지만 지금은 혼자 자라다 보니 단체생활에 안 맞는 적응장애가 온 것”이라며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관심병사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면 우선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금은 전군에 사단급 부대에만 246명이 배치돼 있는데 이를 늘리자는 것이다. 정원철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대 단위까지 확대해 지금의 1.5~2배가 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비와 무기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군인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 말했다.

 김선아 연세대 간호학과 교수는 전문 의료 인력 확충과 역량 강화를 주장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육군 군의관 중 정신과 전문의는 34명뿐이다. 의사 1명당 병사 1만2000명꼴이다. 이를 두고 김 교수는 “관심병사의 정신과 진료가 필요해도 전공 군의관이 없어 약물처방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정신과 전문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관심병사가 가족과 자주 접촉하게 도와주는 것도 방법이다. 신라대 정 교수는 “휴가를 더 보내고 가족면회를 많이 하거나 쉬운 보직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관심병사의 짐을 약간만 덜어주면 단단해지고 건강하게 제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사령관은 모병제 전환을 근본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는 “징병제를 유지하는 한 관심병사 문제는 생길 수밖에 없다”며 “군대 장비를 현대화하고 사람 숫자를 줄이면 된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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