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피해 다룬 『희망』, 생생한 상황 그려 『수사반장』 소재 선택에 꾸준한 노력을

□…「텔레비전」의 매력은 그 「스피디」 한 「템포」 와 변화 있는 「리듬」에 따른 다각적인 영상효과 처리와 아울러 실감 있는 현장성의 구현에 있다.
□…TBC-TV는 지난주 『쇼쇼쇼』 시간에 『봄의 제전』 이란 무용특집을 방영했다
400여벌의 의상과 200여 켤레의 구두, 그리고 6개월여의 착실한 연습기간을 가졌다는 사회자의 말처럼 노력과 열성이 화면에 가득 찼던 「쇼·프로」였다.
국내 「재즈·발레」계의 1인자로 꼽히는 한익평씨의 안무는 우리민요의 가락에서부터 「쇼팽」의 「리듬」까지 다양성 있게 변화를 주면서 「다이내믹」한 선과 율동을 보여주었다. 특히 과감한 「앵글」 구사와 변화 무쌍한 「카메라·워킹」은 신선감과 아울러 생생한 생동감을 불러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BS-TV는 지난주 우리나라 원폭 피해자의 비극적 상황을 다룬 「드라마」 『희망』을 방영했다.
해외작품 「콘테스트」에서 수상한(최근 독일「후트라」상 수상) 작품답게 원폭피해의 비극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우리시청자들에게 원폭피해의 비극을 실감케 한 「프로」였다.
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원폭 비극의 가능성과 처절한 공포의 결과까지 충분히 일깨워주었다.
제작진은 치밀한 노력의 흔적이 보였고 출연진들도 늘 눈에 익은 연기자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자기 탈피의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일부 연기자의 「오버·액션」이나 아름다운 비극적 사랑을 애써 보이려는 「멜러드라마」 상황 설정을 충분히 배려하더라도, 이는 충분히 한국 「텔레비전·드라마」의 발전적인 계기를 이룰만한 작품의 하나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MBC-TV는 윤대성작 『종점』으로 『수사반장』 400회를 기록했다.
『수사반장』은 MBC-TV의 간판 「프로」의 하나로 회를 거듭할수록 그 관록과 재미를 돋보이고있다. 특히 출연진들의 인간미 풍기는 연기는 창의력과 더불어 호흡이 맞는 노력의 결과로 평가된다.
다만 소재 선택의 진부성과 자칫 비슷한 상황설정으로 그 한계를 보이는 듯한 사건 전개에 있어서 더한 노력과 창의력이 한층 연구되어야하겠다.
외국 인기 수사물들은 주어진 모든 제작여건이 우리보다 훨씬 좋겠지만 우선 소재 선택에 있어서 부단한 노력과 창의성 있는 연구가 무서울 만큼 강렬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난주 『그 불빛이』는 초반부터 사설이 너무 길었다. 지나친 설명조는 오히려 군더더기일 뿐이다. 자르고 넘어가는 전개에 오히려 묘미가 있다.【양정현<서울예술전문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