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어린이 안전에 보다 조심을|날씨 풀리자 바깥놀이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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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어린이들의 안전사고가 늘고 있다. 집 앞에서 숨바꼭질하던 어린이가 전축상자에 깔려 숨지는가 하면 세탁소에서 염산 병을 가지고 놀던 어린이가 화상을 입고 숨지기도 했다. 이런 사고는 물론어른들이 어린이의 안전에 소홀하여 빚어진 것이며 봄철이 되어도 어린이들이 밖에서 안전하게 뛰놀 놀이터가 적은 것도 어린이 안전사고의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0일 상오9시쯤 서울 성동구 구의동 248의11 설영수씨(30·전축판매상)집 거실 앞「베란다」에서 설씨의 맏딸 인성 양(6)이「베란다」에 쌓아 둔 전축「케이스」에 깔려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 김점자씨(27)가 발견했다.
어머니 김씨는 인성 양이 9일 하오4시30분쯤 이웃친구 5명과 함께 들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것을 보고 집안에서 일했는데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아 하오11시50분쯤 경찰에 가출신고를 했다.
김씨는 다음날 아침 넓이 2평쯤의「베란다」에 두 줄로 쌓아 둔 나무로 된 건축「케이스」10개(개당 20㎏)가운데 4개가 무너져 내린 것을 보고 다시 쌓던 중 밑에 반듯이 누워 숨져 있는 인성 양을 발견했다.
경찰은 인성 양이 숨바꼭질도중 전축「케이스」와「베란다」벽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숨으려다「케이스」가 무너져 내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상오10시쯤 서울 강남구 빈부동98의7 경기고교 후문 옆 웅덩이에서 놀던 김승한씨 (30·상업·청파동 경남「아파트」다 동 204호)의 맏딸 정숙 양(4)이 깊이 1·2m 물 속에 빠져 숨졌다.
사고를 본 강인숙 양(7·언북국교 1년) 에 따르면 정숙 양은 웅덩이 가에 앉아 막대기로 물을 휘저으며 놀다『물고기를 손으로 잡겠다』며 팔을 걷고 웅덩이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다 헤어 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이 웅덩이는 둘레 60m·폭 15m의 크기로 동네어린이들이 자주 모여들어 물장난을 해 왔는데 주변에는「출입금지」경고 판만 세워져 있을 뿐 철책 등 안전시설이 돼 있지 않았다.
▲서울영등포구 가리봉동58의3 육일사 세탁소 주인 오형상씨(31)의 장남 성천 군(2)이 7일 하오2시30분쯤 세탁소안 높이 30㎝의 다리미 받침대위에 놓인 염산이든「사이다」병을 갖고 놀다 병을 떨어뜨려 쏟아진 염산에 중화상을 입었다.
성천 군은 병이 깨지며 세탁소「콘크리트」바닥에 쏟아진 염산에 주저앉아 엉덩이·발등에 중화상을 입고「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8일 상오 숨졌다.
성천 군은 평소에도 방과 바로 붙은 세탁소에 기어 나와 놀곤 했으며 사고가 났을 때 세탁소 안에는 오씨와 오씨 동생이 작업하고 있었으나 염산을 갖고 놀던 성천 군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염산은 오씨가 변기의 얼룩을 닦으려고 지난해 연말 약국에서 사다 놓은 것이다.
【대전】9일 낮 12시40분쯤 대전시 유천동306 앞길에서 이 동네에 사는 강동호씨(31)의 장남 노원 군(3)이 남일 화물 소속 충남7아3113호 8t「트럭」(운전사 신재철·46)에 치여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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