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초교 등교거부 길어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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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교조와의 갈등으로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남 예산군 보성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자녀등교 거부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김정도(43) 학부모대책위원장 등 이 학교 학부모들은 9일 "전교조 소속 교사 2명과 기간제 교사 진모(28)씨 등이 학교를 떠나지 않는 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없다"며 자녀들을 사흘째 등교시키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이 같은 뜻을 이 학교 홍승만 교감에게 전하고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위 등 집단행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철중 예산시교육장은 "해당 교사가 전근을 원하거나, 경찰 조사 결과 책임질 부분이 드러날 경우 인사 조치가 가능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교권 보호 차원에서 이들을 전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尹교육장은 이어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학부모들을 설득하고 있으며, 부득이할 경우 해당 교사들을 당분간 수업에서 제외시키고 다른 선생님들이 수업을 맡는 복식수업 등의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복(45) 전교조 충남지부 사립위원장은 "학부모들이 교사의 인사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전보 조치를 요구하며 자녀의 등교를 계속 막는 것은 올바른 행동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보성초교 교직원 회의에서는 서승목 교장의 죽음과 수업파행의 원인 등을 둘러싸고 교사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회의 초기 한 전교조 소속 교사가 "학교 측이 여론몰이로 우리에게 살인자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말문을 열자, 洪교감이 "그렇게 생떼를 써서는 안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서승목 교장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예산경찰서는 이날 徐교장의 부인 金모(53)씨를 소환해 徐교장이 남긴 메모의 진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金씨는 경찰에서 "남편의 성품으로 보아 메모 내용이 거짓일 리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홍승만 교감과 예산시교육청 장학사.학교 운영위원 등을 이번주 중에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인 뒤 다음주 초 전교조 소속 교사 등 피고소인 5명을 조사할 계획이다.

예산=조한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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