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 선택, 의사와 상의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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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아동병원
노성훈 원장

직장에 다닌다는 아기엄마가 아침 일찍 병원에 왔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무료라는 소식을 듣고 쉬는 날 바로 왔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무료 접종되는 백신이 두 종류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현재 두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이 있는데 모두 무료 지원이 된다는 것과 차이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무사히 접종을 마쳤다.

폐렴구균 백신은 아이들이 자주 걸리는 폐렴이나 급성중이염은 물론 뇌수막염, 패혈증, 균혈증 등 영유아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난 5월 1일부터 만 59개월 이하의 모든 영유아는 폐렴구균 백신을 모두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비용 때문에 혹은 깜박하고 접종을 못한 아이들도 지원해 준다고 하니 엄마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의사로서도 보호자에게 예방 효과가 좋은 백신을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게 되었다. 폐렴구균 백신은 13가와 10가 두 종류가 있는데 예방 범위나 포함하고 있는 균에 차이가 있다. 이제는 두 백신 모두 무료이고 보호자가 선택하여 접종할 수 있으니 비용에 대한 고민 없이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을 통해 효과 좋은 백신을 선택하면 된다.

대한소아과학회는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서 폐렴구균 백신 선택 기준으로 백신의 예방범위와 유행 균을 예방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백신은 13가와 10가 두 가지인데, 10가는 10종류, 13가는 13 종류의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 급성중이염 및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해 준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최근 뇌수막염 등 치명적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잘 일으키는 19A 폐렴구균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항생제 내성이 강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이 균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19A 균은 13가 백신에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많이 접종되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 받은 백신인지가 중요하다. 영유아 백신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임상을 거쳐 효과와 안전성을 보는 것은 모든 백신의 기본이다. 중요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많이 접종되어 실제 효과가 잘 나타나는지가 중요하다.

이 외에 꼭 한 가지 기억할 점은, 백신 접종 스케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폐렴구균 백신은 총 4회 접종으로 2, 4, 6개월에 각 1회, 12~15개월에 1회, 총 4회 접종한다. 마지막 4회까지 반드시 접종해야 안전한 수준의 면역력을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이전에 한번도 맞지 않았거나 빠뜨린 만 2세 이상 5세 미만 아이는 13가 백신 1회만 접종하면 된다. 아직 만 2세가 되지 않았다면 예방수첩을 가지고 의사와 상담하면 적절한 접종 횟수와 시기를 알 수 있다.

이제 엄마들은 비용 걱정 없이 백신의 효과와 스케줄만 잘 기억하면 된다. 꼼꼼하게 잘 챙겨 맞춰 예방접종의 혜택을 누리기를 권한다.

※ 본 칼럼은 외부 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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