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는 올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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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집트」·「이스라엘」간의 평화조약파 3개의 부속문서및 합의각서등 총5개의 문서가 「워성턴」에서 조인되었다.
이로써 신·구약성서의 기녹에도 나타난 양국간의 뿌리깊은 원한과 유혈의 역사는 일단 화해의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이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아랍」사이의 관계가 종교적 광신주의나 민족적 증오감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합리적이고 정치적인 교섭방식으로 전환한다면 다행이겠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조약은 「아랍」권의 총수인 「이집트」를 반소·친미 극략단위로 확고히 끌어들임으로써 미국의 중동이권수호와 세계전략 수행에 다대한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평화조약을 통해 「아랍」세계의 가장 중요한 중추국에 의해 비로소 처음 한 주권국가로서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이집트」의 입장에서도 이번 평화조약은 미국의 군사·경제원조를 받아들여 낙후된 경제를 개선하고 소련및 아주 좌경세력의 팽창주의를 저지한다는 복합적 이점을 가져다 준다. 이러한 3국간의 이익공동체제가 성립하기까지 「카터」미국대통령은 최대한의 외교노력을 경주하여 「이집트」「이스라엘」간의 이견을 조정하는데 성공했다.
이 안협과 절충에 따라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로부터 철수하고 「요르단」강 서안및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자치를 토의하는 l년시한의 시간표에 동의했다.
그대신 「이집트」는 「시나이」반도석유의 「이스라엘」공급을 약속하고 그곳에 미국공군기지를 설치토록 한다는 안에 동의했다.
그리고 이 모든 보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미국은 양측에 대해 총합계 50억「달러」의 군사원조를 약속했다.
그렇다면 이 2중 3중의 보장조치로 성립한 미국판 중동 신체제는 중동전역에 과연 실질적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인가.
이번 평화조약은 물론 「이집트」와 「이스라엘」간의 단독평화를 가져다주었으며 또 그 단독평화는 웬만해선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요르단」을 포함한 서타의 모든 「아랍」 국가들이 이 조약체결을『「사마트」의 배신행위』라고 규탄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완전한 의미의 「중속 항구평화」는 요원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들 여타 「아랍」국들과 PLO는「평화조약」의 「팔레스타인」 자치계획을 북아의「반투스탄」이라고 부르고 있다.
남아련방의 흑인 자치체 「반투스탄」이나 마찬가지로 「사다트」 「베긴」의 「팔레스타인」 자치안은 허구의 것이며, 오직 PLO가 주재하는 완전독립정부만이 관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아랍」강경 「무드」엔 이미 소련의「그로미코」가 편승하고 있다. 「거부전선」의 성전욕구에 붉은 도화선이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번의 평화조약은 오랜 분쟁의 종착점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분쟁과 유혈의 시작이 아닌지 염려된다. 중동 항구평화를 위한 모든 당사국들의 이성을 촉구해둘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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