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2분기 실적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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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코스피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MSCI 한국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9조3000억원(20일 기준)으로 연초 전망치보다 14.3% 줄었다.

 업종별로는 조선(-24.9%)과 정유(-12.5%)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단말기부품(-10%)과 반도체·장비(-6.1%) 업종도 하락폭이 컸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하면 설비업체나 하청업체의 이익도 줄어들 거란 우려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몇 년간 증권사들의 실적 조정 패턴을 보면 실적 전망이 지금보다 10%가량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연초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가 시간이 갈수록 하향 조정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닝 쇼크’가 유독 많았던 지난해 4분기에는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와 실제 영업이익 간의 차이가 30%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투자전략팀장은 “증권사 실적 전망에 대한 불신이 하반기에도 코스피의 박스권 돌파를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영증권 이경수 선임연구원은 “전반적인 실적 부진으로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의 희소성이 커지고 있다”며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삼성생명·대한항공·우리금융·JB금융지주 등에 투자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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