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추모비 세우는 설악회장 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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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3·1운동 60주년을 맞아 한말의 풍운 속에 비명에 생애를 마친 명성황후 (민비)순국 추모비가 세워지게 된다. 추모비 건립을 추진해온 사람들은 우리 나라의 역사를 배우며 고전문화를 연구하는 모임인 설악회의 회원들. 84년 전 시해 당일인10월8일 제막식을 갖기로 하고 준비가 한창이다.
40∼70대의 여성들로 구성된 이 모임의 회장은 이정숙씨 (60). 『3년 동안회원들과 어사공부를 하면서 명성황후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됐어요. 고루한 유교사회에서 홀로 싸운 그는 대원군과 정치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왜곡돼 알려져 있어요. 』잘못 알려진 역사를 바로잡고 비속에간 황후의 영혼을 위로하자는 뜻에서 추진하게됐다고 이회장은 덧붙인다.
이일이 움트기 시작한 것은 작년 설악회가 마련했던 「세미나」(명성황후 시해사건과 한말 풍운사)직후였다.
『그 동안 여러 회원의 도움으로 22일 준비위원회를 결성했어요. 이희승씨, 김홍일씨, 유봉형씨 등 많은 분이 협조해주셨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범국민적 운동으로 펴나갈 계획입니다.』 이번에 세워질 추모비의 건립비용은 장봉왕 여사 (76· 계조부인회 회장)가 전담하기로 해 첫째 어려움은 덜었다고 계회장은 말한다.
추모비를 세울 장소는 경복궁 내 명성황후 시해 장소로 예정, 정부에 건의한다고.
『명성황후는 우리 나라 여성사에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요. 추모비가 건립된 후 명성황후의 인품과 모든 것을 정확하게 보여줄 책도 발간할 계획입니다.』
설악회는 40∼70대의 여성 2백여 명이 모인 모임.75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관건립 후원단체로 발족해 76년부터는 우리의 문학을 배우는 모임이 됐다. 매주 2시간씩 역사를 샅샅이 배우며 유적지 답사도 해오고 있다. 작년에는 황폐해 질대로 황폐해진 신라 선덕여왕릉을 답사하고 이를 문화재 관리국에 건의, 새롭게 단장토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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