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신문서 한국 경제 소개|동포들 거의가 공장에 취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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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공에서 52년간 살다 한국으로 영구 귀국하기 위해 「홍콩」에 도착한 이응씨 (80) 가족 7명은 3월3, 4일쯤 항공편으로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서울의 자녀들이 27일 밝혔다.
한편 이응씨의 부인 김영주씨 (61)는 서울의 자녀들에게 국제 전화로 중공에서의 생활과 출국 경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고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거주지인 천진시 공안국에 구두로 부탁한 것은 65년 봄이었다.
서울에 있는 장남 동근씨 (56) 등 가족들의 거처를 몰랐던 이씨 가족은 「홍콩」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편지를 띄워 세 아들의 주소를 수소문해 줄 것을 부탁, 65년 가을 영사관에서 아들의 주소를 알려왔고 서신왕래가 시작됐다.
이씨 가족이 중공 당국에 출국 신청을 했을 때 천진에 살고 있는 주 (65)·김상철 (60)·김봉례 (54)씨 등 세사람도 고국에 오기 위해 출국 신청을 했다.
천진시에는 1천여명의 한국 교포가 있는데 남한과 북한 출신이 절반씩이며 성인들은 모두 공장에 나가 월급을 받고 일하기 때문에 생계에 곤란 받는 사람은 없다. 쌀은 배급받는데 노인과 어린이들에게 한 달에 30근 (15근이 소두 1말), 일하는 성인에게는 노동량에 따라 40∼45근씩 준다.
교포들끼리는 한국말을 쓰고 있으며 국적은 조선이다.
최근 2∼3년 동안 「라디오」를 동해 한국 소식을 들어왔으나 전에는 서울 방송을 듣지 못하게 해 방송을 듣다 두 차례 사상 개조 교육을 받았다.
등소평 집권 이후 중공 정부에서 발행하는 소식보를 통해 한국의 공업과 경제가 발전했다는 호의적 보도를 보았다.
중공인 들은 한국인에 대해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으며 관계 개선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어 우리 동포들이 기뻐하고 있다.
북한에 원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고국 이주 허가를 얻는데 1년이 걸리고 우리와 같이 북한 가족의 편지·사진·입국 허가증이 있어야 출국 허가를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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